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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병상일기(아니...벌써..) | 조회수 : 993 |
작성자 : 김신석 | 작성일 : 2008-12-17 |
회진을 오신 선생님께서
오늘 몸에 붙은 부착물을 제거 하고
내일 퇴원하여도 좋다고 말씀 하신다
선생님을 배웅하고 침대에 앉으니
지난 십여일이 영화인냥 머리속을 스쳐 지나간다
어느 순간 하나 하나가 중요 하지 않은것이 없고
의미있지 않은것이 있겠냐마는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유치하게도
미음그릇을 앞에 놓고
떨며 기도하던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왜 처음 물방울을 입에 물고 기도 할때가 아니냐고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아마도 당시에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술후 처음 물방울을 물고 떨며 기도드릴때는
주위에 아무도 없었지만
미음그릇을 앞에 놓고 기도드릴때는
민망하게도 앞 침대에 젊은부부가 밥상을 앞에 놓고
침대에 마주앉아 있었고
제 기도가 끝날때 까지 밥뚜컹을 열지 않은체
기다렸다가
제가 미음을 먹기 시작하자
그들의 밥뚜컹을 열고 식사를 하던 아름다웠던 모습이
가슴에 남아있어서가 아닐까...
어떻게 생각하면 미음그릇앞 기도가
바리세인의 기도가 된것같아 찜찜 하기도 하지만
다행이도 수술후 일인실로 옮겼던 부부가
퇴원인사차 우리 병실을 찾아왔던걸 보면
행동이나 말 마음씀씀이에도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야 겠지만
때로는 바리세인의 기도도
하나님께 영광둘리는 방법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리고 일주일 퇴원해도 좋다는 오늘
한공기 죽에 국 한그릇 그리고 반찬 두그릇을 앞에 놓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데
가슴이 떨려 오지도 않고 감동도 오지 않는 다
처음 미음을 앞에 놓고 기도할때
평생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겠다고 다짐 했었는데...
얼마나 됐다고 벌써 그 마음이 사라져 버렸는지....
이런 내가
홍해를 건넌뒤 망령되이 행했던 이들의 행적을 읽으며
울그락 불그락 했던 일을 생각하니 정말 기가 막힌다
만일 그들이 지금 나의 이런모습을 보신다면 뭐라 하실까
아니...벌써...라고 말씀 하시지 않을까,,,
오늘 저녁식사가 오면
그때 그마음으로 다시 한번 힘써 기도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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