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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말 | 조회수 : 647 |
작성자 : 박정남 | 작성일 : 2021-11-14 |
평소에도 말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하는데, 오늘 설교말씀에서는 한 술 더 떠 그동안 해 온 말들이 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하니 더 움츠리게 됩니다. 아무렇게나 내뱉어 자신과 상대방에게 상처가 된 말이든지, 심사숙고해 지킬 수 있는 말만 해온 것이든지, 내가 해온 모든 말들이 최후의 심판을 받는 대상이 되는 것도 무섭지만 살아있는 지금도 말은 참 어렵고 두렵습니다.
우선, 말을 하게 되면 괴롭습니다. 말을 하고 나면 무슨 영문인지는 몰라도 양심이 괴롭고 생각이 힘들고 행동이 거북해집니다. 내가 한 말에 완전히 포로가 됩니다. 지키고 못지키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했던 말들이 문득문득 기억날 때처럼 영혼이 피폐해질 때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순간의 괴로움이란 좋은 기억들을 갉아먹고 기분 좋은 추억들을 송두리째 날려 버리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말을 하지 않게 됩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자유롭습니다. 생각이 편해지고 양심이 순해지고 행동 또한 자연스럽습니다.
무엇보다, 말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말을 하지 않으면 잠을 잘 자게 된다는 겁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내가 했던 말로 인해 새벽 잠을 설치게 하던 잡념에서 벗어 날 수 있습니다.
어릴 때 국어책에서 배웠던 내용이 기억납니다. '말과 언어'던가 그랬는데, 그 국어책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모든 말은 하나의 결단이며, 자신의 존재의 가치를 건 모험이다'
그래서 그런지, 말은 칼보다 더 무섭고 총보다 더 큰 상처를 남기는 것 같습니다. 말은 자신의 가치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자신을 완전히 옭아맵니다.
누군가를 가르쳐야 하고 무언가를 열심히 전하기 위해 쉴 새 없이 말을 해야하는 사람들에게 말은 거의 독약과도 같을 겁니다. 가난한 자를 부끄럽게 하는 것은 권력 뿐만이 아닐 진데, 가르치고 전하는 말들로 인해 스스로가 더욱 가난해지고 부끄러워 진다고 여겨질 때 얼마나 괴로울까요. 말을 내뱉을 때마다 독약을 한사발씩 마시는 심정일 겁니다.
그래서 말과 생활이 일치하는 사람을 인격자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설교말씀처럼 돈, 지위, 명예, 권세를 많이 가진 사람, 성공한 사람이 인격자가 아니라 말과 행실이 일치하는 사람이 교회 안에서 존중받는 인품과 능력과 은사를 갖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을 아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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