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서온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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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지금 바기오에선... 조회수 : 1251
  작성자 : 김형민 작성일 : 2007-07-10
오늘은 시원스레 비줄기가 이 지역과 함께 저의 마음을 내리치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비로 인하여 오늘은 날씨마저 쌀쌀해져 반팔 옷을 입고 있는 저에게 필리핀 바기오의 추위를 우습게 보느냐 물어보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창문 밖으로는 우리나라 장마비 같은 장대비가 줄기차게 쏟아집니다...

모두들 하나님의 은혜로 평안하시지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뜨거운 더위 뒤에 시원스레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단비속에서,
혹시 가지고 계신 고민과 어려움, 고통들이 시원하게 씻겨내려 가길 소망합니다.

지난 주일에는 교인들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였습니다...
오래전 부터 교회를 다니신 분이라면 한번쯤 보셨을 추억의 영화 ,쿼바디스입니다. 저도 어렸을 적에 한번 보았던 영화였기에 그 감동을 다시한번 누리고자 교인들과 함께 주일 예배 후에 상영하게 되었습니다...

쿼바디스 도미네, <주여 어디를 가시나이까 라고 묻는 베드로의 질문에 주님은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네가 지지 않은 그 십자가를 내가 다시 지러 가노라>
네로의 핍박을 피해 로마에서 겨우 탈출한 베드로가 성도들의 고난과 어려움을 느끼고 다시 돌아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나타나셔서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베드로는 다시 로마로 돌아가 콜로세움 관중석에 서서 짐승의 먹이가 되고있는 성도들에게 격려의 말씀, 소망의 말씀을 외칩니다. 이때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로마 병정들이 그 를 끌고 나갈때에도 멈추지 않고 외쳤습니다...

베드로가 주님을 만나서 말씀을 나누던 그 장면은 어렸을 적에 봤던 그 때와 또 다른 감동이 있었습니다...네가 지지 않은 그 십자가를 내가 지러 가노라는 그 말씀은 머뭇거리고 있는 베드로의 발걸음을 재촉하셨던 것 처럼 다시한번 저의 신앙에, 선교사적 마음으로 새로워 지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기회가 된다면 가족끼리, 목장식구끼리, 시청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신앙에 큰 유익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초대 성도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가 순교자적 삶, 선교사적 삶을 살아간다면 이 세대에 다시 한번 부흥이 오리라 믿습니다. 그 부흥의 바람이 이곳 필리핀 땅에도 불어오기를 소원합니다...

이곳 필리핀은 카톨릭이 오래전부터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래서 복음을 이 사람들에게 전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일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에게는 성경에 대한 지식과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있습니다...
하지만 신앙은 찾아보기 힘든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곳 교회에 2년을 넘게 출석하고, 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인데도 자기 자신은 기독교가 아니라 카톨릭 신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태어나자 마자 성당엘 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카톨릭 신자이기에 자기들도 당연히 그런줄알고 종교가 무엇이냐고 제가 물을 때면 크리스챤이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신앙이 있어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 그냥 시간이 되면 성당엘 가서, 교회엘 가서 예배드리고 모임에 참석하는 것 뿐입니다.

더구나 이곳에는 다른 사람들의 물건을 쉽게 훔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물건을 훔치고 막 뛰어가다가 교회나 성당을 지나치게 될 때에는 잠시 멈춰서 자기 가슴에 십자가를 긋고 다시 도망을 갑니다...
죄책감이란 없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하나님과의 교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식이 있는 이 사람들을 볼 때면 가끔씩 유대인들이 이 같은 상황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그러면서 우리나라 교인들의 현 주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부모가 절에 다니면 자기 자신이 일년에 한번 갈까 말까하면서도 자기 자신이 불교라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며, 부모가 교회에 다니기 때문에 자신도 크리스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곳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제일 힘이 드는 것은 찬양시간입니다. 악보가 없이 가사만 있어서 음이 제대로 된 곡이 별로 없습니다... 음정 무시 박자 무시... 꼭 제가 어렸을적 음치 였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곡이 있는 찬양집을 현재 알아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마닐라까지 가 봤지만 곡이 함게 되어있는 찬양집은 구할 수가 없었기에 다른 곳에 알아보려고 합니다...

정착과 학교사역 그리고 고아원을 위한 준비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교단 땅을 쓰기 위해 편지를 보내었는데 아직까지 총회장에게 그 글이 가지 않은 듯 합니다. 그 편지를 가지고 있는 목사님의 상황이 여의치 못해서 마닐라를 가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착을 위해 장 단기간 집에서 머물며 공부를 할 학생들을 하나님께서 채워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방이 두개 비기에 4명까지 더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언어적인 문제는 격주로 설교를 맡고 있을 정도로 큰 어려움 없이 하나님의 은혜로 예배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아내가 언어를 잘 하지 못해서 번거로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하려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 불평은 사라지게 됩니다.

다음번에는 좋은 소식으로 연락드릴 수 있기를 소망해 보며 기도제목과 함께
마지막 인사를 나누려 합니다...
그럼 모두들 평앙하시고, 교회와 목장위에 늘 하나님의 은혜로 지키심과 부흥함이 늘 넘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기도 제목 >>
1. 이곳 피스리버 교회에 자립이 되지 않습니다. 매주 예배를 드리는 수는 25~30명 가량 되지만 헌금은 건물 임대비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 더구나 사역을 위해 현지 목사님과 에드날린 자매에게 차비와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에드날린자매를 교육과 훈련, 그리고 신학교에 보낼 계획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케이트 자매의 모친을 위해 기도중에 있습니다. 지난주 예배루 중풍으로 고생하는 그 분을 위해 기도해 주었더니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곳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역사하심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3. 가정에서 머물며 공부를 할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현재 두명의 아이들이 함께 있는데 잘 정착하고 있지만 학업에 전념하며, 신앙이 더욱 바로 세워질 수 있도록 기도가 더욱 필요합니다... 필요한 물질들이 잘 채워질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4. 지난 몇 일동안 아내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계속 피로를 호소하고 하프다고 침대에 누워있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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