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홈  >  시민공동체  >  커뮤니티

 "

  제  목 : 중력(Gravity); 일반은총에 대한 감사 조회수 : 1087
  작성자 : 송태성장로 작성일 : 2014-03-07










중력(Gravity); 일반은총에 대한 감사

 

1996년 늦가을 강릉에서 서산으로 발령이 나서 이사를 갔습니다.

1997년 봄, 아마 요즘 같은 3월이었나 봅니다.

아침체조시간에 허리를 굽혔다가 다시 뒤로 젖히는 순간 기막힌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늘 높이 날아가는 철새의 행렬, 천수만에서 겨울을 나고 다시 시베리아로 날아가는 철새들이 특유의 ㅅ자 형태의 대열을 유지하면서 하늘 높이 북쪽으로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근무한 곳은 제20전투 비행단, 하루 종일 KF16전투기가 뜨고 내리는 곳입니다.

전투기의 소음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륙할 때는, 다른 소리는 아무 것도 안 들립니다.

저렇게 시끄럽게 안 해도 높이 날 수 있는 새들이 부러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새처럼 훨훨 날아다니는 꿈을 꿉니다.

꿈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도전한 몇몇 사람들 덕분에 이제는 항공기를 타고 지구 반대편까지 하루 만에 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항공기는 막대한 비용과 기술을 지불해야만 합니다.

그냥, 우리 각자가 새처럼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훨훨 날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한 세상이 올까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최근에 그래비티Gravity(중력)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우주왕복선을 타고 허블망원경을 고치러 갔던 과학자가, 작업도중 다른 인공위성의 파편에 충돌하면서 조난을 당해 우주를 떠다니는 그런 내용입니다.

저 아래 김정옥 전도사님께서 추천한 영화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나름대로 느낀 점이 있어 나누고자 합니다.

영화는 이런 자막으로 시작됩니다.

지구로부터 600km 떨어진 곳의 온도는 화씨 -258도와 -148도 사이에서 변동을 거듭한다. 소리도 없으며 기압도 없고 산소도 없다.

우주에서의 생활은 불가능하다.

지구중력이 미치지 못하는 대기권 밖, 우주공간에서의 작업과 사고 그리고 위험성에 대해서 묘사합니다. 특히 공기가 없어 공기저항이 없고, 중력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충격에 의해 한 번 움직인 물체는 그 움직임을 계속 가져간다는 사실이 놀랍도록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찌 보면 누구나 바라는 상황, 최소한의 에너지로 무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꿈일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아! 재앙이었습니다.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탈출선을 타고 바다위로 떨어진 주인공은 바다속에서도 중력을 이기고 수면위로 떠오릅니다. 헤엄쳐서 가까스로 육지에 도달한 주인공이 모래위에 엎드려 있다가 몸을 일으킬 때, 즉 오랜만에 맨 중력을 몸에 느끼고 다시 엎어지며, 얼굴에 미소를 띄우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무런 대사는 없지만 주인공이 중력의 고마움을 느낀 것이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우리를 땅바닥에 속박하는 중력, 그리고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지구에 붙잡아 둔 중력에 대한 고마움일 것입니다.

 

 

지구의 크기가 좀 더 커서 중력이 더 많이 작용한다면 우리의 신체는 지금과 다른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더 많은 힘이 필요하고 더 굵은 뼈가 필요하기에 훨씬 두꺼운 모습의, 즉 지금과 비교하면 훨씬 기형적인 모습의 신체가 되어야 한다는 이론이었습니다.

 

 

별 힘이 없는 어린아기도, 즉 근육량이 얼마 되지 않는 어린아기도, 걸음마를 시작할 때 자신의 힘으로, 자기 몸을 일으킬 수 있고, 굉장한 근육을 지닌 가장 힘이 센 사람도 제 아무리 뛰어봐야 1미터 이상을 뛰지 못하는, 이상적인 중력에 우리를 두신 하나님, 지구가 태양으로 조금만 더 접근해도 뜨거운 더위와 싸워야 되고, 조금만 멀어도 모든 것이 얼어버리는 상황에서 우리가 활동하기 좋은 딱 알맞은 온도에 정확하게 지구를 위치시킨 하나님, 이 모든게 과연 우연으로 된 것일까요?

섬세한, 너무나 섬세한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 뿐만 아니라 우리는 너무나 많은 일반은총 가운데 살고 있습니다.

별 생각 없이 누리는 환경과 조건이, 사실은 조금만 벗어나도 생존조차 위협받는 상황인데, 가장 적절하게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섬세한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를 느끼며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구원받은 신자는, 대속과 구원, 영원한 생명이라는 특별은총 까지 누립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불평할 이유가 없는데, 우리는 왜 그렇게 불평하고 투덜거리며 살까요?

 

 

인간은 현실을 극복하려고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비행기가 뜨는 원리도 사실은 날개 밑과 날개 위의 공기의 속도와 밀도차이에 의함입니다.

하지만, 그 공기가 존재하는 것, 즉 공기를 대기권내에 잡아주는 것, 중력에 의한 것입니다.

중력을 극복하려 했지만, 중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입니다.

주신 현실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바꿀 수 없는 현실은, 주신 분의 은혜에 기대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마음이 듭니다.

 

 

또 한 가지 느낀 것은, 우리를 속박하고 제한하는 중력이 사실은 우리를 가장 안전하게 지면에 위치시키는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입니다.

영화에서, 중력이 없는 상황은 굉장히 불편하고 위험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 각자가 새처럼 날아다닌다면 엄청난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를 속박하고 있는 현실에 불편해 하며 불평합니다.

하지만 그 현실이, 타락과 지옥이라는 머나먼 우주로 우리를 날려버리는 위험에서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중력입니다.

그리고 한 번씩 당하는 고난은, 우리는 고통스럽게 여기고 불평하지만, 우리를 더 튼튼하게 하나님께 붙잡아 매는 생명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 하루, 주신 분에 대한 감사와 기쁨을 누리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

전체댓글 0

댓글 쓰기0/1200
입력
  이전글 : 온가족 새벽예배 후 즐거운 아침 시간
  다음글 : 믿기힘든 부활 믿을수있는가?(신문원고)
이전글 다음글          프린트하기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