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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외로움 조회수 : 765
  작성자 : 박정남 작성일 : 2014-04-25

 

 

우리 교회 담임목사님께서는 인간은 외롭다고 하셨습니다. 많은 사람이 외로움을 감추고 살지만, 아무리 지우려고 해도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외로움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취미활동이나 중독에 빠져 든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 외로움을 치유하기 위해 사람과 교제하고 싶어 한다고도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과의 교제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것은 공동체에 속하여 사람과 관계를 맺어 감으로써, 치유되고 기쁨을 맛보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인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는 가장 실제적인 공간이 바로 목장이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습니다.

 

 

어제(201445, 토요일), 아침에 경주 토함산에 다녀왔습니다. 회사를 옮긴 이후 처음으로 회사의 부서 산행에 동참하였습니다. 너무 자주 빠지다 보니, 이번에는 아예 엄포를 놓았습니다. 부서 산행도 공식 업무의 연장인데, 빠지면 안된다고 겁박하여 할 수 없이 따라 나섰습니다.

 

불국사 입구에서 석굴암 입구까지 30분 정도되는 산길을 올라 갔다가, 토함산 꼭대기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일행과 떨어져 나와 올라왔던 길을 혼자 내려왔습니다. 비가 내려서 인지,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정말, 호젓한 산길이었습니다.

 

흥얼흥얼거리며 내려오면서 이것 저것 많은 생각이 났습니다. 주님의 일과 가정의 일과, 자녀의 일과, 제가 살아온 삶과,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아내와의 일과, 교회의 일과, 목장 사역의 일과, 신앙의 일들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얼마 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산책길을 따라 내려오며 머리에 떠오른 책은 얼마 전에 저의 침대 머리 맡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책들 중에 한 권이었습니다. 손만 뻗으면 닿는 거리에, 별 생각없이 집어 들었던 책이었는데, 내용이 너무 좋았습니다.

 

잠깐, 저의 침대 머리 맡을 설명드리면, 한 마디로 어수선합니다. 읽지도 않으면서도 책만 잔뜩 쌓아 놓았습니다. 침대 머리 맡의 아내 화장대가 저의 책 서고 비슷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침대에 기대어 손만 뻗으면 화장대 위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책들이 손에 착착 감겨 잡힙니다. 옆에서 자는 아내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침대 반대 방향으로 향한 간이 전등도 제 손이 닿는 거리에 있어 껐다 켰다가 매우 편합니다.

 

책들은 거의가 다 신앙서적입니다. 새번역 성경, 개역개정 성경, NIV 영어성경, 세겹줄 기도회 교재용 책들, 삶공부 교재로 사용되었던 책들, 새벽기도 교재로 사용되었던 복있는 사람들은 몇년치 정도가 화장대 위에 수북히 쌓여 있고, 서점에 가서 문득문득 집어 들었던 경건서적들도 제 아내 화장대를 메우고 있습니다. 담임목사님께서 보라고 주셨던 보통 책 두 세권 두께의 성경주석서 2권은 화장대의 가장 큰 면적과 부피를 차지하지만, 이해되지 않는 성경말씀을 찾아 보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그리고 이 화장대 위의 책 중에는 십자군 이야기, 로마인 이야기, 용병, 엄마를 부탁해, 잉카제국 최후의 날, 또 몇권이 더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지만, 신앙서적 외의 소설책들도 군데 군데 더러 끼여 있습니다. 그 중에 신영복 교수님이 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도 있습니다.

 

이 책을 쓰신 신영복 교수님은 숙명여대 교수를 하다,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있던 중에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년간 감옥에 갇혀 있다가 1990년대에 출옥한 분입니다. 지금은 성공회대 교수님으로 계신다고 책에 쓰여져 있었습니다.

 

이 교수님이 쓰신 책은 교수님이 감옥에 있는 동안 아버지, 형수님, 제수씨 등 가족들과 주고 받은 편지, 그리고 감옥에서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였던 글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 책의 앞 쪽에, 아마도 신 교수님이 처음으로 감옥이라는 곳의 공포를 느꼈던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에 혼자 갇혀 있을 때 쓰신 글 중에 고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신 교수님은 글에서 고독은 감정이라고 하였습니다. 고독은 혼자 있다는 것,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것(고독)은 그러니깐, 감정이라는 것입니다. 객관적인 상황이 아니라 주관적인 감정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으로 붐비는 버스 안이거나, 사람이 가득 들어차 있는 극장 안에 있다는 객관적인 상황에서도 스스로 외롭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감정이 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인파에 파묻혀 환영을 받으며 개선하는 나폴레옹과, 아무도 없는 절해고도에 혼자 있는 로빈슨크루소의 그것(주관적 감정으로 느끼는 고독)이 같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있을 때에도 주관적 감정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얼마든지 외롭고, 고독할 수 있다는 의미로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교수님은 고독하지 않기 위해서 사람들은 결국 사회적 관계를 맺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관계를 통해 고독은 치유된다고 하였습니다.

 

 

 

이 책의 이 내용이 갑자기, 석굴암에서 불국사로 내려오는 산책길에서 생각났습니다. 왜 이 책이 떠오르지?하고 생각하는 순간, 번개처럼, 사람과의 관계, 하나님과의 관계, 깨진 관계 등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들이 불쑥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걸어 내려오면서, 머리에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했습니다.

 

이 책은 사람들의 고독을 치유하는 방법이 사람과의 관계를 맺어 가는 것이라고 하였지만, 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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