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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새물결플러스 대표 김요한 목사님의 글입니다. 바른 분별력을 위해 읽어볼 필요가 ... | 조회수 : 2711 |
작성자 : 최수혁목사 | 작성일 : 2014-09-19 |
[12월 전쟁설?]
1. 2010년 7월 케냐 출신의 데이빗 오어라는 사람이 한국에 와서 집회를 하면서 말하기를, 대한민국의 죄가 너무 커서 그 해 겨울이 오기 전에 제 2차 한국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그것도 남북한 쌍방이 서로 미사일 공격을 하는 전면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위 예언을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수많은 개신교인들이 그 집회 영상과 문제의 발언을 카톡으로 퍼나르기 바뻤다. 나도 주변의 많은 개신교인들에게 카톡으로 그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당시 나는 데이빗 오어의 발언을 접하면서, 공개적으로 '웃기고 자빠졌네'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만일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의 죄가 너무 커서 우리나라를 전쟁으로 심판하실 요량이면, 우리나라 보다 먼저 데이빗 오어의 고국인 케냐를 심판하셔야 마땅하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한국 정치가 제 아무리 썩고 부패해도 아프리카 국가의 그것보다는 훨씬 더 나으며, 한국교회가 아무리 악취가 나도 아프리카 교회보다는 상태가 훨씬 더 양호하기 때문이다.
만일 데이빗 오어라는 사람이 제 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남의 나라에 와서 예언을 빙자해서 겁박을 하기 이전에, 제 나라의 영적 사회적 상태에 대해서 제 나라 민족에게 경고와 회개를 요구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도 순진하기 짝이 없는, 그리고 생각이 없는 수많은 개신교인들이 이런 데이빗 오어의 발언을 무슨 큰 진리인양 철썩같이 믿고 난리 부루스를 한바탕 추었으니,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노릇이었다.
2. 또 작년 봄엔가는, 서울 양재동의 어느 교회 목사 사모가 새벽기도 중에 환상으로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는 장면, 좀 더 구체적으로 북쪽에서부터 피의 강물이 몰려와 남쪽을 완전히 덮는 장면을 보고서 그것을 자기 교회 홈피에 올린 사건이 있었다. 이 역시 수많은 개신교인들의 카톡을 타고서 전국 방방곡으로 퍼져나갔다.
당시 나는 그 내용을 접하고서, 역시 이 환상의 내용이 거짓일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내가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소위 말하는 영적인 경험이라고 부르는 예언이나 환상이나 방언통변 같은 세계와 그 세계의 메커니즘에 대해서 내 나름의 이해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3. 최근에는 홍 아무개 전도사라는 사람이 올해 12월에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예언을 해서, 또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미혹되는 모양이다. 나는 홍 아무개 전도사의 전쟁에 대한 예언 역시 거짓 내용일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것은 최소 5가지의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4. 나는 오늘날도 성령께서 교회 안에서 예언과 환상과 방언통변 같은 은사들을 통해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지도하고 위로하신다고 믿는다. 나는 강력한 은사지속론자이다.
그러나 나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은사적 경험은 성경의 정경적 권위 아래 순종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성경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성령의 감동을 받아 예언을 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그 예언이 어떤 프로그램화 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즉 성경의 예언은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특정한 시기나 장소나 시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가급적 피한다.
가령 구약의 예언자들은 자신들의 고국인 이스라엘과 유다가 바벨론에 의해서 멸망당할 것을 예고받았으나, 그것이 구체적으로 언제 일어날 지에 대한 지식은 전수받지 못했다.
신약에서 가장 성령의 은사를 깊이 경험한 바울 조차도, 자신 앞에 일어날 미래적 사건에 대해서 개략적인 지식은 제공받았지만, 그것에 대해서 프로그램화 된 지식은 전달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교회 안에서 소위 기도빨이 있다고 자칭하는 사람들이, 어떤 타임 테이블 혹은 스케줄을 제시하면서 예언을 남발하는 것은 성경적 예언이라고 보기 어렵다.
5. 성령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에게 미래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실 때 항상 복수의 은사자들에게 함께 알려주신다. 이것이 성경이 보여주는 예언의 패턴이다. 특별히 한 국가의 운명이나 교회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중요한 예언의 경우, 그것을 복수의 은사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미리 공지함으로써 가급적 그러한 재앙을 대비하거나 방지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도우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어떤 특정한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는 일절 주어지지 않은 신적 비밀을 마치 자기 자신만 홀로 받은 것처럼 떠벌이는 것은 성겅적인 예언이라고 보기 어렵다.
6. 예언이나 방언을 통해서 주어지는 어떤 영적인 세계의 지식 같은 경우, 오랜 기간에 걸쳐서 그 은사의 질과 진정성이 공동체적으로 입증된 다른 복수의 은사자들을 통해서 방언통변의 형식으로 검증 혹은 확증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히 국가의 대재앙이라고 할 수 있는 전쟁과 같은 예언이라면, 다른 은사자들을 통해서 그 내용의 진정성에 대해서 검증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분명 상당한 진정성을 갖고 있는 통변자들을 통해서 홍 아무개 전도사의 방언이나 예언 내용을 검증해본다면, 그것에 대한 답이 서로 일치하지 않고 중구난방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7. 한반도에서 진짜로 전쟁이 일어날 지에 대한 예언적 지식은 꼭 무슨 종교적 기도 행위를 통해서만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것은 보편적인 상식에 근거한 비판적 사유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추론해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한반도에서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려면 남북한 당사자만의 의지 같고는 불가능하다. 한반도에서 실제로 전쟁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는, 최소한 미국과 중국이 그 전쟁을 승인하거나 동의했을 때 가능하다.
이 점에서 여전히 경제성장과 사회 안정에 힘쓰고 있는 중국은 당연히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극구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럼 미국은 어떠할까? 최근 미국이 심지어 한국 정부조차도 배제한 채- 김관진 청와대 안보 실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했다가 완전 찬밥 신세가 된 것을 참조- 일본을 앞세워서 북한과 다이렉트로 접촉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준비하기 보다는, 오히려 북한과 직접 손을 잡음으로써 중국의 입김을 최소화 시킬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동의없이 한반도에서 남북한 당사자끼리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8. 군대를 장교로 복무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전쟁이라는 것이 더구나 국가 간의 전면전이라는 것이 대중들이 생각하듯이 그렇게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군대에서 병력 규모 겨우 2천명 남짓하는 연대급(심지어 대대급) 부대 하나가 전술훈련을 위해서 출동하기 위해서도 최소 수개월 전부터 부대 전체가 엄청나게 바빠지기 시작한다.
지금이 9월 중순을 넘겼다. 홍 아무개 전도사의 전쟁 예언일까지는 넉넉히 잡아도 3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만일 남북 당사자 어느 한쪽에서 전쟁을 획책하고 있다면, 지금쯤 양쪽 합해서 200만 가량 되는 군부대 전체가 전쟁 준비로 난리 난리 생난리가 났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엄청난 정밀성을 자랑하는 각종 군사위성과 통신 위성에 의해서 지금쯤 이미 상황 파악이 깊이 진행되고 있어야 맞다. 그러나 현재 남북 어느 쪽도 아무런 특이 동향이 없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또 혹자는 북쪽의 기습도발이나 국지전을 거론할 지 모른다. 백보 양보해서 설령 그런 식의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러나 그것이 전면전으로 발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전쟁이란 것이 그리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현재 남북 당국 어느 쪽도 전쟁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유독 남북간 종심이 워낙 짧은 한반도의 지형적 특성상, 그리고 한반도에 배치된 가공할만한 화력을 고려할 때 전쟁은 한민족 전체의 공멸이라는 것을 남북 당국자들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9. 그럼 왜 잊을만하면 이렇게 한 번씩, 그것도 유독 개신교 분파 안에서 이런 식의 해프닝이 벌어지는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여기서는 두 가지만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는, 개신교 진영의 소위 영빨이 좀 세다는 사람들이 거개가 실제로는 영적 은사가 특정한 사람을 통해서 중개되는 심리적 메커니즘에 대해서 거의 무지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평소에 종북, 좌파, 전쟁 이데올로기를 강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일 수록 기도를 통해서 무언가를 보고 듣는 것이 역시, 순수하게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식 속에 이미 내재하고 있는 정치-사회적 전제(선입견)들과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홍 아무개 전도사라는 사람을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지만, 그러나 추측하기로는 아마 그의 무의식 속에는 이런 냉전, 분단, 전쟁 이데올로기가 깊숙이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그가 설사 기도 행위 속에서 무언가를 경험한다고 해도, 그것의 궁극적인 해석은 그가 갖고 있는 무의식적인 정치-사회 이데올로기의 모양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는, 꼭 홍 아무개 전도사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세칭 기도해서 무언가를 보고 듣는다고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해당하는 것인데, 개신교 진영 안에서 자신이 신령한 척 할 수록 그에 따르는 모종의 권력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이런 사람들 주위에는 늘 추종자들이 몰려들고,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대단한 영적인 권력이 부여된다. 그는 자신의 집단 안에서 신성화 되기 일쑤다. 그리고 이런 식의 종교적 이해 행위는 생각보다 더 강렬하고 짭짤하다.
10. 나는 미래에 있을 재앙에 대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기대한 제자들에게 주신 예수님의 대답이, 여전히 오늘을 사는 한국 개신교인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가복음 13장, 마태복음 24장, 누가복음 21장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소위 감람산 강화에 보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이 돌 위에 돌 하나도 남지 않고 멸망할 것이라고 하자, 제자들이 황급히 그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를 질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 제자들 입장에서는 세상의 중심이라고 여기는 예루살렘 성의 멸망은 곧 세상의 멸망과 동의어로 이해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예수님은 일절 어떤 종말론적인 시간표나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프로그램은 거짓 선지자 혹은 적그리스도가 즐겨 쓰는 방식이다.
제자들이 궁금해하는 종말의 시간표에 대해서 예수님은 일언반구도 하지 않으시고, 대신 이렇게 대답하신다.
"너희가 사람의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
"(난리 소문을 들을 때)두려워하지 마라"
"미리 염려하지 마라"
"스스로 조심하라(깨어 있으라)"
나는, 오늘 우리 주변에서 소위 예언이나 환상을 빙자해서 공포심을 조장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필요한 태도도 이런 것이라고 믿는다.
11. 끝으로 한 마디만 더하겠다.
나는 지금도 매우 생생하게 기억한다.
곧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개신교 안의 수많은 부흥사들과 소위 은사자들이 거의 일제히 동원되어, 만일 정동영이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 전체가 불바다가 되는, 김정일이에게 대한민국을 상납하는 환상을 보았다고 주장하던 일을 말이다.
그리고 반대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이 되는 환상을 보았다고 떠들던 일을 말이다.
실제로 이런 간증집회, 부흥집회가 전국적으로 만연했고, 그 결과 당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거의 몰표에 가까운 개신교인들의 지지를 받았었다.
나는 분노한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정말 그 예언대로 되었는가?
그 때 그 거짓말을 일삼고 사기질을 했던 그 수많은 부흥사와 은사자들은 지금쯤 어디서 또 무슨 사기질을 하고 있을까?
정말이지 나는 더 이상 우리 개신교 안에서, 성령 사역을 빙자해서, 그리고 기도를 빙자해서 무슨 예언이랍시고 불쑥 한 마디 던져놓고 시간이 지난 후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마귀 장난이 일망타진 되길 바란다.
때가 악하다.
개신교 신자들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깨어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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