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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혹 그 분이 우리 예수님? | 조회수 : 902 |
작성자 : 노영근 | 작성일 : 2019-11-09 |
11월 3일 주일설교말씀을 듣고 이 글을 올리게 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합니다.
한바탕 팥빙수 손님을 치르고 난 지난 7월의 마지막 날 늦은 오후 5시 반경 허름한 옷차림의
저만치에서 보이는 자가 우리 가게로 들어오고 있었다.
'또 돈 얻으러 오는구나' 하면서 물건은 절대 안사야지 다짐하며
금고에서 천원짜리 한 장을 미리 꺼내 손에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카운터 가까이 와서는 팔찌 몇 개를 바지의 호주머니에서 꺼내 들었다. 장애를 가지신 분 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게로 구걸하러 온다.
그래서 오는 이 마다 무조건 천원을 드려 보내는 터라 이 분도
그렇게 할 생각에 천원을 내밀며 음식점에서는 팔찌를 하고 음식을 만들 수 없다며 사지 않을 변명을 하였다.
그런데 천원을 결코 마다 한다. "받아가세요" "아니에요" "받아가세요" "아니에요. 그냥 받지 않습니다"를
반복하다 결국 돈을 거두고는 "그러면 더운데 팥빙수라도 한 그릇 드시고 가세요"라고 말을 건내자
"아닙니다" 하면서 문을 나서는 키도 작고 왜소한 그 분의 어깨가 어찌나 축 쳐져 보이는지?
그 분이 가고난 후 설거지를 하는데 마음이 내내 편치 않았다.
참 이상하다. 그냥 주는 돈 천원을 받지 않아?
혹 예수님이 보낸 사람? 천국가면 우리 주님이 "이놈아! 너는 팔찌 하나 돈 얼마한다고 그 더운 여름날
어려운 나그네가 너를 찾아 갔는데 그냥 돌려 보낸 죄가 추가 되어 있네" 라고 하실 것 같아 설거지를 멈추고
앞치마를 두른 채 그냥 뛰어 나갔다. 꽤 시간이 흐른 것 같다.
그런데 여러 가게를 들렀는지 얼마 지나지 않은 거리에서 그 분이 걸어가고 있었다.
"저기요!" 소리쳐서 불러 세웠다. 그런데 이상한 말을 한다.
더운데 왜 나오셨냐고 물으며 앞장서서 가게로 와서는 팔찌를 꺼냈다.
자기가 직접 만든 검은색 팔찌 하나를 만원에 구입하니
이 광경을 처음부터 지켜 본 한 테이블 손님 두 분이
각각 하나씩 팔찌를 사주었다. 결국 세 개를 판셈이다.
그러는 동안 팥빙수를 내밀었더니 그제야 금방 한 그릇을 먹고는 열번도 넘게 절을 하며 가게를 나섰다.
나이가? 직업이? 어디에 사는지?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그 분은 오직 팔찌를 파는 일이 전부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극히 작은자. 어려운 나그네. 그냥 돌려보낸 죄가 추가 되지 않아 참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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