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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영원의 세계를 그리며 | 조회수 : 340 |
작성자 : 박재준 | 작성일 : 2024-08-02 |
나이 70을 넘긴 지 꽤 오래지만, 여전히‘삼식(三食)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매일 매일 마누라 눈치를 살핀답시고 얼쩡거리는 일이 여간 조심스럽게 여겨지지 않는다. 사랑받는 지름길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식이, 일식이, 더 나아가 ‘영식(零食)이’로 스텝다운(step-down)하는 것이리라.
먹는 문제에 관해 풀리지 않는 숙제 하나가 있다면, 아마도 “인류는 언제부터 삼시 세끼를 먹게 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일 것이다. 몸에 밴 습관을 뜯어고쳐 볼까 하는 만용도 부려봤지만 나 홀로 에뜨랑제(etranger,이방인)가 될까 봐 걷어치우기로 했다.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배꼽시계 DNA나 잘 고수하면 되겠다는 심사에서였다.
그렇다면 내 영혼의 갈급한 끼니는 어떻게 해결할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매일 성경을 정해진 분량만큼 읽고 애장품인 ‘관주(貫珠) 성경전서’ 맨 뒷장에 일독(一讀)이라는 흔적을 기록해 두는 것이었다. (현재까지 NIV 영문판 1회 포함, 18회 완독 ).
그렇다고 자구나 행간의 의미까지 다 이해했다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그때마다 ‘성령님께서 열어 주시는‘ 폭만큼 주마간산(走馬看山)하듯 이해하는 것에 만족할 따름이다.
그런데, 웬일… 큰 이벤트가 일어나고 말았다. 대한예수교 (침례회) 울산교회 강연 집회가 열리던 2011년 5월 20일(金) 밤 9시쯤으로 기억한다. 대형 스크린에 비친 이사야 43장25절,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塗抹)하는 자(者)니 네 죄를 기억(記憶)지 아니하리라”라는 말씀이 나의 얼굴 앞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나는 화들짝 놀랐고, 이로 인해 주위 분들에게 민망함을 느낀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몇 번에 걸쳐 열심히 읽었던 구절이 틀림없었는데 왜 이 말씀이 기억나지않았던지…. 정말 생뚱맞은 느낌에 과연 나의 성경에도 이 구절이 보이는지,
다음날 출근과 동시에 부리나케 확인해 보았다. 틀림없이 수록되어 있지 않은가!
산상수훈(山上垂訓) 가운데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마태복음 5장3절)와 같이 개인의 영적 수준(그릇)에 맞춰 깨달음을 허락하신다는 것을 체험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나의 죄를 영원히 기억하지 않으신다고 보증해 주시니 이보다 더 확실한 천국시민증이 또 어디 있으랴!
이탈리아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 경은 ˂신학대전과 이단논박대전˃이라는 걸작을 써서 신학을 고전적으로 체계화했다. 현재 로마 가톨릭교회는 그를 가장 뛰어난 신학·철학자로 인정하고 있다는데 이의를 다는 이가 많지 않다. 900여 편의 논문을 썼지만 성경 말씀 속에서 오롯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부터는 자신의 글들을 ‘지푸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후로는 더는 논문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유감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그해 그 날짜 일기장(diary)을 열어보니 나의 일생 최대의 기념비적인 날인 것도 발견하게 되었다. 한전전력 생활 중 목숨을 담보한 용감하고 의(義)로운 행동 덕분에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과 유사한 월성1호기 냉각재 상실사고를 미리 방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전을 빛낸 영웅 톱-텐’에 선정된 날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 사실은 이후 몇 군데 매스컴을 통해서 커밍아웃 되었다. 영어 찬송가 중 한 구절이 데자뷔로 다가와 원문 그대로 옮겨본다 “Before even time began, my life was in His hands.”
‘수상(受賞)의 미스터리 흔적을 찾아서’ 라는 고백을 통해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시간표대로 30여 년 긴 망각의 늪을 통해서라도 위로하고 보상해 주시는 주님의 자상하심, 그리고 가슴의 응어리와 눈물을 닦아 주시는 따스한 손길을 체험할 수 있었다. 언젠가는 이 글을 전도(傳道)의 도구로 널리 활용하고 싶은 게 나의 소박한 꿈이다. 어찌 하나님께서 ‘살아 역사하지 않는다’고 감히 부정할 수 있겠는가?
2024년 8월 2일 世日 박 재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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