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20150628 빌라도와 군중의 선택 (요한복음 18장 28절 - 19장 16절) | 조회수 : 723 |
작성자 : 교회사무실 | 작성일 : 2015-06-26 |
요한복음 18:28-19:16까지는 예수님이 로마 총독이었던 빌라도에게 인도되어 재판을 받는 장면이다. 쟁점은 예수가“유대인의 왕”인가 하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예수가“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한 것을 로마인들이 정치적인 의미로 이해하도록 이 어구를 썼다. 빌라도는 상황을 이해하고 예수를 방면하려 하지만 유대인들은 예수를 처형해달라고 외친다.
Ⅰ. 들락거릴 수밖에 없었던 빌라도
산헤드린은 아침 일찍 예수님을 이끌고 빌라도의 관정으로 갔다(28). 그러나 유대인들은 빌라도의 관정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유대인들은 유월절을 앞두고 이방인의 처소에 들어가는 것을 부정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이 문화를 알고 있는 빌라도는 자신이 관정 밖에 나와서 그들이 어떤 죄목으로 예수님을 고소하는지 물었다(29).
하지만 빌라도는 이미 이 문제가 유대인들의 종교적 관습의 문제라는 것을 알고 유대인들의 자치권 하에서 그것을 처리하라고 한다(31). 그러나 유대인들은 구체적인 내용을 이야기하는 대신 자신들이 사형을 언도할 권한이 없다는 말로 사형시켜달라고 요구한다(32-33).
Ⅱ. 빌라도의 심문
빌라도는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재판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다시 관정으로 들어와 예수님을 심문한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예수님에게“네가 유대인의 왕이냐”고 물었다(33). 빌라도와 예수님을 고소하는 유대인들 사이에 예수님의 왕 됨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빌라도가 예수님에게 네가 유대인들의 왕이냐고 물어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질문에 대해 예수님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빌라도에게 되물었다.
이는 네가 스스로 하는 말이냐?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네게 한 말이냐?(34). 예수의 본질에 대한 관심보다도 예수가 정치적인 반역자인가 아닌가에 관심이 있었던 빌라도도 예수님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또 엉뚱한 질문을 하였다.“내가 유대인이냐 네 나라 사람과 대제사장들이 너를 내게 넘겼으니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35). 예수님 또한 이 말에 직접적으로 답변하지 않고 그리스도 왕국에 대한 말로 대답을 대신하였다.“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라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겨지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36). 빌라도가 예수님에게 왕이냐고 물었을 때 예수님은 그의 왕국의 성격에 대해 말함으로 그가 왕임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예수님으로부터 그의 왕국의 성격을 들은 빌라도는 예수님께“그러면 네가 왕이냐?”고 반문했다(37). 예수님은“너는 내가 왕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것을 위해 태어났고 이것을 위해 세상에 왔는데, 이는 내가 진리를 증거하는 것이다. 진리에 속한 자마다 나의 음성을 듣는다”고 말했다(37).
예수님은 이 말씀을 통해 자신이 왕이라는 진리를 증거하기 위해서 세상에 왔다고 말한 것이다.
Ⅲ. 속타는 빌라도
29절을 보면 빌라도는 유대인들에게“너희가 무슨 일로 이 사람을 고발하느냐?”물었다. 31절에서는“너희가 그를 데려다가 너희 법대로 재판하라.”했다. 빌라도는 애초에 예수님을 재판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빌라도는 예수님에게서 아무런 죄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예수님을 석방하려 했다(38-39). 그런데도 유대인들은 빌라도에게 예수님을 재판하고 사형에 처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었다. 빌라도는 예수님에게서 아무 죄를 발견할 수 없었지만 유대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민란이 날 것 같아(마27:24) 예수님을 처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알고 있었다. 그에게는 양심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는 있었지만 양심의 명령을 따를 용기는 없었다. 죄 없는 유대인 한 사람의 생명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만한 인물은 아니었던 것이다.
Ⅳ. 빌라도의 실패
빌라도는 예수를 놓아주기를 원했다. 그런데 그는 예수를 채찍질한다(19:1).이것을 통해 군중에게 만족을 주고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 로마 군인들은 예수에게 가시나무로 관을 씌우고 왕이 입는 옷 색깔인 자색 옷을 입히고 조롱하였다(19:2-3).
빌라도는 다시 관정 밖으로 나왔다. 이번에는 매질당하고 조롱당한 불쌍한 모습의 예수를 유대인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에게서 반역의 죄를 찾지 못하겠노라고 한다. 이것을 통해서 빌라도는 여전히 사람들의 동정을 얻어내려고 한 것이다(19:4-5).
하지만 빌라도의 생각은 오판이었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고소한 목적은 그를 죽이는 것이었다. 그래서“십자가에 못 박으소서”를 연속해서 외치면서 빌라도를 윽박질렀다. 빌라도 역시 다시 한 번 자신은 예수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겠노라고 반박한다. 그러면서 그들에게 예수를 데려가서 직접 심판해서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한다(19:6). 나는 관여하지 않을 터이니 너희 맘대로 하라는 것이다. 이에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법에 의하면 예수가 신성모독 죄를 지었으니 죽여야 한다는 것이다(19:7).
빌라도는 이 말을 듣고는 더욱 두려워하며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19:8). 두려움에 휩싸인 빌라도는 그것을 감추려고 오히려 예수를 위협한다. 그러면서 예수의 출처를 묻는다(19:9). 이 말은 예수가 신인지 아니면 단순한 사람인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자신을 적극적으로 변호할 것으로 생각했던 빌라도의 기대와는 다르게 예수는 이에 대해서 대꾸하지 않았다. 화가 난 빌라도는 자신에게 힘이 있음을 과시하였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을 수도, 혹은 놓아줄 수도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19:9-10). 예수님은 이에 대해서 대답하셨다. 그러한 권한은“위에서”즉 하나님께서 일시적으로 준 것이지 빌라도 자신이 어떤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19:11)
빌라도는 마지막까지 예수를 놓아주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스스로 왕이라고 하는 자를 놓아주면 가이사의 충신이 아니라(19:12)”이 말을 듣고 공식 재판을 하였다. 그러면서도 빌라도는 예수를 보고“보라 너희 왕이로다(19:14)”예수가 로마 황제에게 위협이 되는 정치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말한다. 이것은 너희 율법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없이 하소서 그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19:15)”라는 외침에도“내가 너희 왕을 십자가에 못 박으랴(19:15)”하고 반문한다. 이것은 너희의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유대 당국자들은“가이사 외에는 우리에게 왕이 없다(19:15)”하여 정치적 문제로 말한다.
중립이 좋은 점이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중립이 허락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분명히 맞고 분명히 틀리는 것이 있는데 나는 중립이다. 고집하면 내가 틀린 쪽 편을 들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 빌라도의 실패는 중립을 지키면 안 되는 위치에서 중립을 지키려 했기 때문에 생겼다. 우리에게 중립을 허용하지 않는 때가 있다. 특별히 신앙생활에 관한 문제이다. 특별히 예수님에 관해서 우리는 중립을 지킬 수가 없다. 그런데 빌라도는 끝까지 중립을 지키려고 했다.
“우리의 왕은 가이사 뿐입니다”. 바로 이 순간이 유대인이 선택된 민족으로서의 축복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당시 로마 황제 가이사는 음란과 방탕으로 제 정신을 잃고 거의 반쯤 미친 상태의 사람이었다. 훌륭한 믿음의 조상을 가졌고 하나님의 율법을 받았으며 메시아에 대한 약속을 가진 이 민족이 왕 되신 하나님을 거부하고 정욕에 빠져 미친 가이사를 우리들의 왕이라고 선택하는 순간이었다. 이스라엘은 40년 후에 멸망해 버렸지만 바로 이 순간이 선민으로서의 역사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빌라도는 저주의 자리로 들어가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
이전글 : 20150621 저주에 빠진 빌라도의 중립 (요한복음 18장 28절 - 19장 16절) | |
다음글 : 20150705 빌라도의 법정 (요한복음 19장 1절 - 16절) | |
이전글 다음글 프린트하기 | 목록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