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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예닮키즈 교육목자 간증 | 조회수 : 765 |
작성자 : 이봉남 | 작성일 : 2016-10-21 |
안녕하십니까 저는 예닮키즈 교육목자 이봉남입니다.
저는 주일 아침 예닮키즈 예배드리기 위해 교육관으로 갑니다. 그때 만나는 가로수길이 참 좋습니다. 평소보다 조금 여유롭게 교회에 도착하는 날이면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벤치에 앉아 하늘과 나무들을 올려다봅니다. 어느덧 녹음이 짙은 계절이 가고 모든 것이 열매 맺는 풍요로운 가을 한복판에 들어와 있다는 생각이 스치면서 참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느낍니다. 감회랄 것은 없지만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새해, 첫 주 그 시작과 더불어 우리 반 아이들이라는 영혼의 선물을 꾸러미로 받았습니다. 낯설지만 기대와 설레는 마음으로 인사를 건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월의 중반입니다. 그러고 보니 새삼 우리 아이들도 많이 큰 것 같습니다. 그 성장이라는 것이 눈에 띄게 와 닿지 않아 잘 못 느끼다가 문득 한 뼘씩 자란 그들을 보며 ‘어느새 저렇게 컸을까’하며 신기합니다.
아이들을 바라보면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이 구절이 참 좋습니다. 저도 예수님께서 주목하신 그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닮아 하나님께 칭찬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의 의미를 제대로 하는 방법은 아이들이 있는 공간적 배경 속으로 들어가 몸으로 부딪쳐 보면 압니다. 그럴 때 비로소 그 말씀의 의미를 또렷하고 분명하게 알게 됩니다. 그 말씀의 상황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주일학교 인 것 같습니다. 주님의 마음에 대해 나이를 초월하여 함께 배우는 장소입니다. 아이들은 저희 교육목자들을 보고 배우고 교육목자들 또한 아이들에게 주기만 하는 것이라 그들을 통해 배웁니다. 주님의 마음을 제대로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예닮키즈는 1학년에서 3학년 친구들이 한마음이 되어 하나님께 예배드립니다. 첫 시작은 마음 문을 열어 주님을 찬양하는 것으로부터입니다. 아이들의 꾸밈없는 찬양과 율동은 그 어떤 것 보다 은혜가 됩니다. 저도 덤으로 기쁨을 받아 누립니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 앞에 잔머리 굴리지 않고 순수하게 받아들여 ‘아멘’ 합니다. 성경의 사건을 놓고 우리 어른들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으로 해석하여 믿을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말입니다. 결코 따라갈 수 없는 순수의 능력 같습니다. 예배를 마치고나면 분반모임을 가집니다.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생각을 나누고 암송을 서로 한 목소리로 외우고 나면 한주동안 살아오며 겪었던 특별한 일, 감사한 일. 그리고 기도제목을 나눕니다. 우리 아이들은 극히 솔직하여 위장하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들의 순수함은 기도제목에서 여실히 들어납니다. 감정을 숨김없이 내 놓습니다. 가끔은 시시콜콜 한 것 까지 기도제목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어린아이가 아버지를 전폭적으로 의지하며 매달리듯이 하나님을 바라보는 그 순수한 영성은 교사인 저를 뛰어 넘는 것 같습니다.
오직 주님만 바라보는 것, 무엇이든 단순하고 순수하게 의심하지 않고 믿는 것,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바로 인정하고 뉘우치는 것, 눈물 흘릴 줄 아는 것, 이것이 제가 아이들을 통해 배운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또한 저의 경우 예배에 빠지는 친구들이 있을 때 하나님의 마음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능력이 부족해선지는 몰라도 한주 오면 다음 주는 장담할 수 없는 친구들이 저희 반에는 많이 있습니다. 그것이 저를 많이 애타게 만듭니다. 솔직히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보여도 속은 타 들어갑니다. 내 영혼에 눈물이 고입니다.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하나님 그 아이들은 어디에 있나요?” 라고요. 그럴 때마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말씀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와 닿습니다. 예배시간 내내 저의 시선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그 아이들을 찾습니다. 하나님의 마음도 이러실 것 같습니다. 또한 마음과 생각이 주께로 향하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외출할 때 참 많이 애타하시겠구나 생각합니다. 몸은 하나님 곁에 있다고 하지만 마음은 잃어버린 양처럼 어느 광야를 헤매고 있진 않는지 반성도 됩니다. 새삼스럽게 애타게 찾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예배가 다 끝나고 나서 혹시나 해서 보니 카톡에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지금 가도 되요? 라고요. 너무 늦어 갈까 말까를 놓고 고민하다 약속한 것이 있어서 보낸 문자 같습니다. 분반시간에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는 그 모습을 보고 하마터면 감격하여 울 뻔 했습니다. 꼭 천사를 보는 듯 했습니다. "난 네가 올 것이라 믿었어." 하며 꼭 안아주었습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용납하시는 하나님의 그 사랑을 우리 아이들이 온 몸으로 느끼고 돌아갔으면 합니다.
생각해보니 한없이 부끄럽지만 그래도 전 그들 앞에 선생님입니다.
김춘수 ‘꽃’의 시처럼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저를 향해 아이들이 ‘선생님’ 하고 불러준 덕분에 비로소 존재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사라는 이름을 달아준 그들 앞에 나름 진지하게 교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주일학교 교사는 20대 때부터 했으니 햇수를 세기 어려울 것 같고, 또한 어린이집 교사로 17년 넘게 일하며 ‘열정적이고 사랑이 넘치는 교사 ’라는 말을 수없이 되 뇌이며 아이들을 만나고 있지만 글로써 교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간단명료하고 명쾌하게 이것이라고 시원스레 정의 내리기 쉽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교육철학이니 교사상이니 이런 것들을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고 또 그런 거 몰라도 가르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교사의 경험을 토대로 느꼈던 바람직한 교사상에 대해 나름 몇 가지로 정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그것이 주일학교 안에서 잘 접목 되어 아이들을 주의 교양과 훈계로 가르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순전히 저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 혼란기의 청소년기까지 아우르기는 한계가 있음을 이해하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바람직한 교사상으로 첫째 눈높이 친구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서너 살입니다. 하루 종일 부모보다 더 오래 지내다보니 먹는 습관, 놀이, 생각이 그 아이들의 눈높이만큼 유치찬란해 집니다. 그들의 눈높이로 내려가서 딱 그 수준에서 친구처럼 즐겁게 놀아줄 때 가장 좋아하고 행복해 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늘보좌를 떠나 인간의 몸으로 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의 친구가 되어 주신 것처럼 요. 그럴 때 부메랑처럼 되돌아오는 보답은 상상초월입니다. 그들이 해주는 닭살 애교, 뽀뽀세례는 모든 시름을 잊게 만드는 약효가 있습니다. 주일학교 안에서도 별 반 다르지 않습니다. 내가 맡은 아이들의 눈높이로 내려가서 친구가 되어 주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고, 잘 들어주고 용기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모델링입니다.
모델링의 대표되시는 분은 역시 예수님이시겠죠. 백지 같은 그 아이들을 가르치고 변화시키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백번 말하는 것보다 한번 보여주는 것이 효과 짱 입니다. 제가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의 생활지도는 말로만 가르치는 것은 의미 없다는 것을 진작 깨달았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모델을 보이는 것 밖에 없습니다. 양치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보여 주어야 하며, 정리하는 법, 밥 먹을 때는 숟가락 드는 것에서부터 맛있게 골고루 먹는 모습까지 부지런히 보여주고 그들은 교사인 저를 보고 열심히 배웁니다. 심지어 무심코 한 행동도 배웁니다.
또한 몸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말로써 가르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삶으로 보이셨을 뿐만 아니라 또 언젠가는 깨달을 것을 염두에 두시고 제자들을 말씀으로 끊임없이 가르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저도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앞에서 수다쟁이 입니다. 특히 위험한 행동 또한 남에게 피해주는 행동에 대해서는 부드럽게 그러나 분명하게 가르칩니다. 아이들의 본성은 기억하는 데 한계가 있어 금방 까먹고, 마음대로 하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안되면 백번 천 번이라도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만이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고 또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가 인지하고 행동으로 나오기까지 계속적으로 지도합니다.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하나님 말씀 앞에 사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것임을 알고 삶으로 고백하고 변화될 때 까지 끊임없이 모범을 보이고 또한 주의 교양과 훈계로 부드럽고, 분명하게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보고 배웠듯이 그렇게 가르치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기도하는 법, 찬양하는 법, 말씀 앞에 순종하는 법, 또한 사랑하는 법 등등 수많은 것을 머리와 가슴에 담겨 주었으면 합니다. 그리하면 지금은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을 아이들이라도 언젠가는 보고 배웠던 그 사랑을 기억하고 삶을 통해 하나님을 높일 것이라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진실한 마음표현입니다.
잘 모를 것 같은 아기라도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사랑하는지를 본능적으로 감지하는 능력은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러기에 안아주고, 쓰다듬고, 예쁘다고 말해주고,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활짝 웃어줄 때 결국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서 행복해 하며 그 보답으로 생각이 변하고 말이 변하고 행동이 변하고 삶이 변합니다. 교사로서 로봇이나 기계도 아닌 이상 매번 항상 방긋방긋 웃으며 아이들을 대할 수 있을까 싶지만 직업의식이 뭐라고 그래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은 해봅니다. 그 아이들 앞에서 만큼은 나의 사소한 감정을 일단은 접고 그들에게 충실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말로는 ‘사랑해’ 하는데 얼굴은 ‘아 귀찮아’ 라는 표정을 읽었다면 그 아이들은 그런 태도의 교사를 전폭적으로 의지할 수 없고 신뢰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실천은 교회에서도 동일합니다. 주일학교 친구들이 교회에 들어오면 먼저 활짝 웃으며 반갑다고 인사한 후 손을 꼭 잡고 기도해 줍니다. 그러고 나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웃는 얼굴은 상대방을 어색함으로부터 무장해제를 시켜 풀어지게 만들고 기분을 상승시켜 줍니다. 화가 나도, 속상해도, 아이들 앞에서는 마음을 잡고 진심을 다해 최대한 웃어줍니다. 그 모습 속에 아이들은 주님의 형상을 발견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생각을 정리하며 교사는 조력자라는 사실을 깨달음으로 주셨습니다. 영아부에서 고등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성장기에 있는 이 아이들이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조력자 말입니다. 결국 눈높이 친구, 모델링, 진실한 마음표현 이 모든 것은 조력자로서 갖추어야할 덕목이라고 순전히 제 방식대로 결론을 내려 보았습니다.
저는 하나님으로부터 그 아이들의 영적성장을 위해 책임권한을 위임받은 조력자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실상은 그들 앞에 설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미칩니다. 예배 속에서 온전히 드리지 못하고 겉도는 아이들, 지각하는 아이들, 예배를 밥 먹듯이 빠지는 아이들.. 그들을 보며 주님 앞에 고개도 못 들고 그냥 웁니다.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과 만나는 그 한 시간의 예배를 어떤 시간보다 귀하게 여겼으면 하는 마음이 소원이 되어 눈물처럼 흐릅니다. 교육목자라는 영적 부담감의 무게는 감당하기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앞에 받은 은혜를 이런 부담감을 안고서라도 기꺼이 감당하고 싶습니다. 그런 저에게 주신 마음은 제 능력의 그릇이 크고 작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허락하신 만큼의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여 순종할 때 의미가 있다고 하십니다. 또한 능력 밖의 그 이상을 과하게 요구 하시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 안에서 자유하며 섬기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과분한 위로의 말씀입니다. 늘 감사하며 기도 가운데 섬기려고 합니다. 그의 뜻에 순종하며 묵묵히 따라갈 때 주께서 주시는 마르지 않는 생명수가 날마다 넘칠 것을 믿습니다.
이글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저의 바람은 아이들이 주안에서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처럼 그 지혜와 그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가는 모습을 쭉 지켜보고 싶습니다.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로서 뿌리 깊은 나무처럼 모진 바람에도 끄떡없고 흔들림 없는 거목이 되길 기도합니다. 그리하여 몸이 고단한 새들도, 나그네도 잠시 기대어 쉬어갈 수 있는 버팀목이 되길 꿈꿉니다.
또한 이 가을처럼 교육목자님들의 삶속에 풍성한 열매 가득하여 주 앞에 기쁨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고 맛 볼 수도 없는 하늘 양식으로 영혼을 만족케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누려지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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