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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20240630 거룩의 전염자 (마태복음 8:1-13) 조회수 : 190
  작성자 : 교회사무실 작성일 : 2024-07-02

20240630 거룩의 전염자 (마태복음 8:1-13)

1. 나병환자를 만나심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을 마치고 산에서 내려오실 때 많은 사람들이 따라왔고, 그 중에는 병자들도 있었다. 그 중 가장 먼저 예수님 앞에 나아가 말을 건낸 사람은 놀랍게도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갈 수 없었던 나병환자였다. 나병은 전염의 위험성 때문에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병이었다. 게다가 정결법상으로 부정하게 된다고 여겨졌다. 그래서 율법은 정결법의 이유와 위생학의 이유로 일반 백성이 나병환자와 접촉하는 것을 금하였다. 나병환자는 마을로 볼일을 보러 갈 경우가 생기면, 사람들 근처로 다가가기 전부터 “부정하다! 부정하다!” 소리를 쳐서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 했다. 이러한 비극적인 삶의 주인공이 예수님께 나아와 이렇게 말한다.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마 8:2).

2. 나병 치유의 어려움
고대의 유대인들에게 나병의 치유는 죽은 자가 부활하는 것만큼 어렵다고 여겨지는 병이었다. 열왕기하 5장에 보면, 아람 왕이 자기 신하 나아만 장군을 보낼테니 그의 나병을 고쳐달라고 편지를 보내자, 이스라엘의 여호람 왕은 옷을 찢으며 괴로워한다. 할 수 없는 일을 요구함을 통해 아람 왕이 자기에게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본문의 나병환자도 자기 병의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치유를 단념했더라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나병환자는 사람들의 상식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 나병환자는 자기가 예수님에 대해 들은 것을 토대로 예수님의 능력에 대해 확신을 가졌다. 예수님이 치유의 능력을 가지신 분임을 알고 예수님을 의지했다. 자신이 치유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는 열쇠는 예수님이 자기를 고쳐주실 의향이 있는지의 ‘여부’라고 생각했다. 예수님은 그의 마음 속에 믿음을 보시고 기뻐하셨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의 병을 고쳐주기로 결심하신 것이다.

3. 터치: 부정의 전염이 아닌 거룩의 전염
예수님이 나병환자를 고쳐주기로 결심하신 후에 즉시 예수님은 손을 내밀어 그의 몸에 대신다. 정결법적 이유와 위생학적 이유로 나병환자를 만진다는 것은 정상적인 이스라엘 사람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이었다. 하지만 예수님은 율법의 주인으로서, 율법의 한계를 넘어가셨다. 사실 예수님은  말씀으로만 그를 치유하실 수 있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의도적으로 나병환자를 만짐으로써 치유하셨다. 그가 나병에 걸린 후로 겪은 고통과 비극을 이해하시고 공감하신다는 마음을 터치로 표현하신 것이었다. 예수님이 나병환자에게 접촉하셨을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즉시 그의 나병이 깨끗이 나음을 받았다. 위생학적으로 병이 온전히 회복되었고, 정결법적으로 부정함이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이다. 율법의 상식을 따르자면 나병환자의 부정함이 나병환자에서 예수님으로 전염되어야 한다. 그런데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예수님의 거룩함이 예수님에게서 나병환자에게로 전염되었다. 나병의 부정하게 만드는 힘보다 예수님의 거룩하게 만드는 힘이 더욱 강했던 것이다. 예수님은 온전한 사랑으로 모든 사람들을 대하셨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은 하늘의 완전한 사랑으로 율법을 완성시키셨고, 온전한 의를 이루셨던 것이다.

4. 입증의 사명
나병환자를 말씀과 터치로 고치신 예수님은, 제사장에게 가서 그의 몸을 보여주고 모세가 율법에서 명한 예물을 드려서 공적으로 사회에 그의 회복을 입증하라고 하신다. 예수님은 나병환자의 육신의 회복에만 관심을 가지신 게 아니라, 사회적 회복까지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셨던 것이다. 이 표현은 “예수님의 손길을 통해 몸과 마음이 절망적 상태에서 건강한 상태로 회복되었음을 증거하라”는 영적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도 사실 나병환자와 같은 사람이었다. 우리가 예수님의 터치로 구원받고 치유되고 변화되었다면, 이 경험을 증거하며 살아야 할 줄로 믿는다. 우리는 결코 사람들이 부정할 수 없는, ‘하나님에 대한’ 증거로서 살아야 한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며, 나를 찾아오셨으며, 나의 인생을 놀랍게 변화시키셨다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하나님의 존재와 사랑과 능력을 입증하는 삶을 사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5. 긍휼이 많은 백부장을 만나심
나병환자 다음으로 한 백부장이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점령군의 장교는 사람들의 미움의 대상, 동시에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누가복음에 의하면 이 백부장은 인덕이 있는 사람이었고, 유대인들과 좋은 관계로 지낸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 God-fearer였다. 세계를 지배한 로마 제국 군대의 ‘백부장’이라는 장교의 위치에 있던 자가 자기 집안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자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세상에는 고통받는 사람을 안타까워하기는커녕, 자기가 남에게 고통을 주고도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지 않은가? 그런데 이 백부장은 자기가 준 고통도 아닌데, 하인이 겪고 있는 병에 대해 민감했다. 심지어 같이 아파했고, 그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우리는 진심으로 남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며, 그의 고통을 해결해달라고 기도하는 사람인가? 목장 식구들의 고통을 긍휼히 여기며, 진심으로 함께 아파하시기 바란다! 그들의 아픔을 제거해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란다! 

6. 남을 치유하려면 나도 아파야 한다
남의 아픔을 같이 아파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는 내가 치러야 하는 대가가 있다. 누군가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의 아픔을 나도 겪어야 한다. 서로 서로에게 이렇게 고통을 감내하는 치유자가 되어주시기 바란다! 예수님이 바로 우리의 고통과 형벌을 없애기 위해 몸소 고통과 형벌을 당함으로 우리를 치유해주셨기 때문이다. 우리를 통해 그의 어둠이 사라지고 예수 그리스도의 빛이 그에게 전달하는 축복의 통로요 치유자로 쓰임 받는 자들이 되기를 바란다!

7. 결론: 예수님 닮은 거룩의 전염자(傳染者)로 살라!
율법은 질병과 부정하게 된 것을 피하는 것에 집중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회적으로 부정히 여김받는 사람들과 온갖 질병으로 부정하게 된 사람들을 접촉하셨다. 그러나 그들의 부정함에 오염되지는 않으셨다. 오히려 십자가의 능력으로 그 부정함을 제거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의 아들로서 당신이 갖고 계신 거룩과 의를 사람들에게 전달하셨다. 예수님은 부정해지고 오염될 걸 두려워하여 세상을 피하기보다는, 세상으로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거룩의 전염자’(傳染者)셨다. 또한 예수님은 우리에게도 거룩을 전염시켜주셨다. 우리에게 당신의 거룩한 손을 내밀어 터치하시고 눈 같은 자신의 순결과 거룩을 전달해주셔서, 우리는 감히 ‘성도’(聖徒, saints), 즉 ‘거룩한 무리’라는 과분한 이름을 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은혜를 입은 우리들도 예수님 닮은 ‘거룩의 전염자’로 살아가시길 축복한다! 세상의 문화에 오염되지 않으려고 사람들과 만남을 기피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을 만나 예수님의 손길로 인해 변화된 내 삶을 입증함으로써 예수 복음으로 그들에게 거룩을 전염시키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절망 속에 머무는 분들을 만나 예수 그리스도 앞으로 초대하여 그분을 만나고 그분의 치유의 손길을 경험하도록 돕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선물하신 이 거룩을 세상에 퍼뜨리는 ‘거룩의 전염자’로 살아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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