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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2014년 중등부 일본 아웃리치 - 은혜 누림과 나의 정체성 | 조회수 : 945 |
작성자 : 정선희 | 작성일 : 2014-08-10 |
은혜 누림과 나의 정체성
8월 3일 주일
출발 비행기의 지연으로 우리는 1시간을 바닥에 앉아 기다렸다. 나는 무엇을 기대하며 여기에 있는가, 함께 가는 이 아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일본 땅을 밟으려고 하는 것일까를 생각했다.
7월 27일 주일 오후 일본 아웃리치를 가는 학생들과 교사들을 위한 훈련 시간에 아이들을 처음 보았다. 화장을 한 아이들, 눈을 마주치지 않고 교사의 시선을 피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한숨이 나왔다. 외모로 판단하지 않아야지 하면서도 첫 만남은 늘 순식간에 외모로 상대방을 판단하는 것 같다.
8월 3일 중등부 예배를 통해 하나님은 나에게 ‘누리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았다.
공항에서 기다리는 한 시간이 사실 나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다. 윤치원 목사님께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서 말씀을 전해주신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은혜, 호의 그리고 그것을 누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깊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녁 8시 10분 후쿠오카 도착. 비가 내리고 있었다. 김주영 선교사님의 첫인상은 순수한 시골아저씨 같았다. 5대의 택시와 선교사님의 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8월 4일 월요일
♪ 내 아버지 그 품 안에서 내 영혼은 안전합니다. 주 손길로 내 삶을 안으시니 그 평강이 나를 덮습니다.
간단한 아침 식사 후 찬양을 부르고 기도했다. 김주영 선교사님은 비전하우스가 하나님의 일을 할 사람들을 보내 달라고 기도하며 세운 집이라고 하셨다. 조별 패스파인딩을 할텐데 아이들에게 자신의 영이 자랄 수 있도록 소리내어 기도하고, 찬양할 것을 권면하셨다.
학생들은 조별로 9시 30분에 숙소를 출발했다. 교사들은 숙소에서 11시까지 기도했다.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으나 아이들의 안전과 그들이 협력하여 미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도했다.
오후 5시. 학생들은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다. 핸드폰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일, 조별로 함께 움직이지 않았던 일 등이 있었으나 넓은 하카타역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점심을 사 먹고 돌아왔다는 것이 참 대견하였다.
오후 6시. 걸어서 큐슈대학까지 갔다. 일본의 도로와 집들, 거리를 보며, 건물을 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일본의 문화를 알고 싶어서 왔다고 말한 학생들이 많았는데, 우리와는 확연히 다른 그들의 문화를 직접 보고 느꼈을 것이다.
저녁 식사 후 다시 한 시간을 걸어서 숙소로 왔고, 목욕을 하기 위해 이동했다.
8월 5일 화요일
♪ 성령이여 임하소서. 메마른 나의 심령 위에 주님의 은혜의 단비 내려 날 흠뻑 적셔 주옵소서.
아침부터 비가 엄청 많이 내렸다. 큰 버스를 대절하여 움직였다. 8시 30분 버스가 출발할 때 선교사님은 2시간 가량 이동할텐데 십계명을 외울 것을 주문하셨다. 굵은 글씨 뿐만 아니라 작은 글씨까지 외워야 한다는 말씀에 한숨이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점심 식사의 종류가 달라진다는 말에 학생들은 열심히 외우기 시작했다. 구마모토성에 도착하기 전에 3계명까지 외운 아이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이동해야 했지만 오히려 더운 날씨보다는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을 돌아보고 아소산을 향했다. 아소산을 향하는 차 안에서도 십계명을 외우는 소리가 들렸다.
점심 식사를 할 곳에 이르러 차 안에서 암송을 한 학생들은 음식점으로 먼저 들어가고 못 외운 학생들은 윤목사님의 지도를 받았다.
비는 그쳤지만 안개가 자욱하여 아소산 정상을 보지는 못하였다. 다시 후쿠오카로 향하는 길에 천연온천에 들르기로 일정을 변경하였다. 비 때문이기도 했다.
다시 후쿠오카로 이동하는 차 안. 4계명부터 10계명까지 외우는 사람에게 맛있는 저녁 식사가 기다린다는 말에 또 열심히 외우는 학생들. 화장을 진하게 해서 눈에 거슬리던 학생이, 예배를 드릴 때 늘 떠들던 학생이 말씀을 먼저 외우기 시작했다. 그 모습 자체가 감동이 되어 다 외웠을 때 열심히 박수를 쳐주었다.
8시 10분 숙소 도착. 하루를 정리하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한 선교사님의 말씀 전달. 1시간 40분을 앉아서 열심히 경청하는 학생들. 처음엔 느슨하게 듣던 학생들이 자세를 바르게 고쳐가며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을 키우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만든 비전하우스. 울산시민교회 중등부 학생들이 비전하우스를 방문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셨다. 박사과정 중이라 공부도 해야 하고 섬겨야할 교회 식구들도 있는데 왜 시간을 들여가며 가이드를 하는가에 대해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이 곳을 거쳐가는 학생들이 하나님의 비전을 품게 돕기 위해서 이 일을 하신다는 말씀에 감동이 되었다. 시민교회에서 왜 기도하며 물질을 지원해 주며 일본에 보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셨다. 자신에 대해 바로 아는 것, 일본을 보며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비전을 보고 가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 때 큰 인물이 될 수 있다는 말씀과 일본에서 나에 대해서 바로 알고 가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이래뵈도 나는 하나님의 걸작품!”을 반복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하셨다. 그리고 십계명을 완전히 외울 것을 주문하셨다.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면 저절로 지킬 수 있다고 하셨다.
8월 6일 수요일
♪ 오직 주의 은혜로 지금 여기 서 있네. 한없는 경배 한없는 찬양 내 영혼 예배드리네. 나를 위해 이 땅에 오신 주의 그 은혜 십자가 고통 이기신 주님 그 은혜 어찌 잊으리. 주 은혜 날 채우시네. 주 은혜 보게 하시네. 살아가는 동안 은혜로만 살리. 십자가 은혜로
7시 출발. 비가 내렸다. 주상절리에 도착하자 비가 그쳤다. 나고야성 박물관을 통해 일본을 바로 보는 눈을 가져야 함을 알게 하셨다. 고래박물관을 거쳐 일본인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절과 교회가 함께 있는 풍경을 보고 그 땅에 세워진 많은 우상들을 생각했다. 물론 이동하는 차 안에서는 말씀을 암송하였다. 시편 1편과 시편 23편.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외운 말씀들이 우리의 보호막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우스텐보스로 향하는 버스를 탔을 때도 비가 내렸다. 그리고 하우스텐보스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그쳤다.
차 안에서 말씀을 암송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참 예뻐보였다. 읽기만 할 때와 외우려고 애쓰며 보는 말씀은 다른 느낌으로 와닿았다. 맛있는 식사를 위해 열심히 외운 것도 있지만, 학생들의 외우는 능력에 정말 감탄하였다.
식사를 같이 하고 목욕을 함께하는 일은 서로를 더 친밀하게 만드는 것 같다. 학생들이 이제는 거리낌 없이 느껴졌다. 화장을 한 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조금 삐딱해 보였던 그 학생들이 점점 예뻐보이기 시작했다.
8월 7일 목요일
♪ 나의 기도하는 것보다 더욱 응답하실 하나님. 나의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이루시는 하나님. 우리 가운데 역사하신 능력대로 우리들의 간구함을 넘치도록 능히 하실 주님께 모든 영광과 존귀 찬양과 경배를 돌릴지어다.
9시 출발. 십계명과 시편 말씀과 함께 추가로 에베소서 5장 1절에서 14절까지 암송. 버스 안에서 열심히 외웠다.
학문의 신을 모신 텐만궁과 국립박물관을 갔다. 우상이 어떤 것인지 우상에 매여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말씀을 듣고 또 눈으로 보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하나님을 알게 되었으나 지금은 천주교와 합해서 전 인구의 0.3%도 되지 않는 기독교 신앙의 불모지가 되어버린 땅. 우리에게 하나님을 전해준 나라, 일본을 위해 이제는 우리가 기도해야함을 보게 하셨다.
점심 식사 후 화재방재센터와 큐슈대학을 갔다. 성장하면서 눈으로 보는 것들이 자신의 세계관을 만든다는 말씀과 함께 학생들에게 꿈을 가질 것을 말씀하셨다. 선교사님이 어떻게 큐슈대학에서 박사과정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간증을 들으며 우리가 꿈을 꾸고 구할 때 그 길을 열어주시는 하나님을 생각하였다.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나와 함께 하심을 알고 돌아가기를 바라신다는 선교사님의 말씀. 차 안에서 말씀을 외우면서 아이들의 표정이 바뀌기 시작하였음을 말씀하셨다. 첫 날 느꼈던 어두운 느낌들이 사라지고 점점 밝아지고 있는 모습들을 본다고 하셨다.
8월 8일 금요일
♪ 내 아버지 그 품 안에서 내 영혼은 안전합니다. 주 손길로 내 삶을 안으시니 그 평강이 나를 덮습니다.
맛있는 아침 식사 카레를 먹고 숙소를 정리한 후 공항으로 갔다. 아쉬운 이별. 학생들의 손에는 가족들에게 줄 선물이 들려져 있었다. 그들의 마음에는 무엇이 새겨졌을까?
우리가 일본에서 이동하는 동안 함께하신 하나님을 보고 느꼈느냐고 선교사님은 물어보셨다. 일본의 변덕스런 날씨 속에서 우리를 어떻게 보호해주셨는지, 말씀 암송을 통해 그 긴 구절들을 외운 후 표정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생각하게 하셨다. 우리가 깨어 일어날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비추실 것이라는 말씀으로 권면하셨다.
아침마다 찬양이 떠올랐다. 중등부에서 부르던 찬양이었던 것 같다. 예배 중에 들었던 찬양이, 말씀이 이렇게 삶 속에서 기억이 나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했다. 그리고 그 찬양이, 말씀이 내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 일정이었다. 학생들을 보좌하는 교사로 일본을 향했으나 사실 내가 한 일은 크게 없다.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고 왔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고 왔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사명을 감당하는 선교사 부부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깨달았다. 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잘 다녀올 수 있도록 집에서 아이들을 잘 돌봐준 남편에게도 감사하다.
“이래뵈도 나는 하나님의 걸작품이다.” 아이들이 잊지 않고 늘 외쳤으면 좋겠다. 다시 세상에 물들지 않고, 스트레스에 찌들려 표정이 굳어지지 않기를, 예수 보혈로 우리 아이들이 늘 덮혀 있기를 기도해 본다.
중등부 예배 때마다 “You are greatly blessed, highly favored, deeply loved in Christ."를 외치게 하시며 아이들의 자존감을 세워가시는 윤치원 목사님께도 감사하다. 두 아들을 어머니께 맡기고 함께 섬겨주신 서진영 사모님과 아이들을 잘 지도해주신 김동성집사님께도 감사하다. 울산시민교회 정말 좋은 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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