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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알마티 열방목장(휴스턴서울교회) 김성두형제 간증문 조회수 : 1028
  작성자 : 이종관목사 작성일 : 2015-04-19

알마티 열방목장(휴스턴서울교회) 의 김성두형제입니다.

2012년 이 곳으로 연수 온 뒤, 완치판정을 받았던 백혈병이 재발 된 이후로 빚 진자가 되었습니다.

2005년 첫 백혈병을 이겨낼 때,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으나 고등학교 이 후 다니지 않았던 교회도 다시 다니고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을 깊게 경험하지 못했던 저는, 환자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더 좋은 의사, 좋은 논문과 좋은 병원에 교수로 남는 것이 기독교인으로 힘을 가지고 하나님을 알리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적 욕심에 복음이란 모자를 씌웠던 것이지요. 하나님을 제대로 알면 나머지는 그냥 따라오는 부록이란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렇게 제 꿈을 쫓아 이곳 휴스턴에 왔는데, 백혈병이 재발 되었고, 재발된 그것은 아주 독종이라 치료방법도 힘들고 예후가 좋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아내와 갓 6개월을 넘긴 딸아이 생각 이외에 모든 욕심은 아예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미련하게 그제서야 하나님과 마주 앉았습니다. 주님 날 건지소서 저의 간구에 하나님께서는 그간의 저는 기억하지 않으시고 치료과정 하나하나를 섬세히 이끄셨습니다.
저와 유전자가 일치하는 전 세계 인구 중 한 명인 젊고 건강한 한국인 남자를 준비해 주셔서 성공적으로 이식을 할 수 있게 하시고, 비싼 방사선 치료도 모두 극적으로 보험처리가 되어 받게 하시고 사람이 할 수 없는 일들을 가능하게 하셔서 이끄시는 것을 보여 주실 때, 아내와 함께 병원 바닥에 무릎을 꿇고 감사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좀 더 훈련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성공적인 이식으로 재발된 백혈병을 물리치고 회복만 남은 줄 알았는데, 방사선과 항암제 치료로 인해서 뇌 조직에 괴사가 시작되어 뇌 기능 부터 몸 구석구석이 제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는 다 딸로 알고 있는 작은 체구의 아내에게 의지하며 아무것도 혼자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진통제가 없이는 살 수 없는 나날을 보내니 그간의 은혜와 기쁨이 사라지고 저는 바닥으로 절망하며 내려갔습니다. 가족이 함께 있어도 기쁘지 않았고 부담스러웠고, 어떻게 하면 이 고통을 끝내고 죽을 수 있을까 하는 나쁜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의료진들의 말을 묵상하며 미워했습니다.
하나님을 알고 있으나 여전히 깊은 고통에 빠져 있는 자가 제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계시는 것을 알겠는데 이렇게 까지 하실까?’ 하는 의문으로 깊이 믿으며 소망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굉장히 단순한 답을 붙잡고 그 수렁에서 천천히 나오게 됩니다.‘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다!’하나님께서 끝없이 사랑하시니, 끝없이 신뢰하기를 바라신 것 같습니다. 원하지 않는 상황에 있더라도 그것이 하나님 길임을 믿으니 내일의 회복도 소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생각이 제 마음과 머리에 정리되니. 딸아이와 아내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고,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도 매일 저녁 쓰다듬으며, '오늘도 수고했다. 내일도 힘을 내어줘' 하고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통증이 있을 때에 제 통증을 위한 기도와 함께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위해 기도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작은 일상의 변화들이 계속 되어 갈 때 쯤,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말을 합니다. ‘형제님, 웃는 얼굴이 좋습니다.’‘생각과 달리 회복되어 가는데, 주치의인 나로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없다.’이렇게 하나님께 갚을 수 없는 큰 은혜의 빚을 지고 감출 수 없는 평안을 선물 받았습니다.
이제 저희 가정은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미 이곳이 저에게는 고향이 되어 버려 떠나는 것이 두렵고, 피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이젠 그 생각 보다 하나님이 그 곳에서도 '하실' 것에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하나님께 진 빚을 갚는 것. 지금의 저로서는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해 기쁘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안 될때도 있음을 지난 3년 간 배웠습니다. 하지만, 꽉 잡고만 있으면 언제고 그 하나님의 길에 다시 서게 되리라는 것도 배웠기에 그렇게 해 보려고 합니다.

저와 저희 가정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목사님과 여러분들의 기도와 응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곳에 와서 처음 목장을 접했을 때는, 논문 욕심이 많았던 때라 목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소모적이고 부담이 되었고,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서울 교회에 다닐 수 없다는 말도 상처가 되어서 나가기가 꺼려졌습니다. 재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분들이 자격을 논하지 않으시고  목장에 소속되게 하셔서 한 마음으로 저를 위해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목장에서 초원모임으로, 연합예배 때 기도로. 지나칠 수도 있는 저를 아들로, 동생으로, 친구로, 생각하시고 큰 소리로 마음을 다해 기도해 주시는 모습에 저는 포기 할 수 없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매주 필요한 기도로 일주일을 버틸 힘을 주셨던 목사님,
만날 때 마다 기쁘게 반겨주시고 기도해 주신 사모님,
바닥에 쓰러진 저를 구해주러 오셨던 목자님,
제 몸의 50%를 만드신 목녀님의 사골,
말씀의 삶 강의실 까지 휠체어 채로 올려주신 형제님들,
예배를 보기 위해 차에서 휠체어로 옮길 때 비를 맞고 예배에 늦어 가면서 저희를 도우셨던 목자님&형제님.
입맛이 도는 음식으로 소리 없이 섬겨주신 많은 자매님들 & 목녀님들.
교회에서 목녀님들을 만나게 되면 아내가 제게 조용히 얘기해 줍니다. 00국 목녀님, 00반찬 자매님.
예배가 끝나고 다들 나가실 때 손한번 잡자하시고 오셔서 응원해 주시는 성도님들.
집에 오셔서 기도로 천장이 뚫릴 것 같은 경험을 하게 해 주신 기도군단들.
고통 중에 있느라 감사하다는 말도 제대로 못 전한 저를.

제가 서울교회로 부터 많은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일일이 만나 뵙고 인사드려야 할 분들이 너무 많은데 이렇게 편지로 대신 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섬겨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어떻게 사랑해 주시는지를 직접 느끼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일도 있을 것이고 나쁜 일도 있을 것임을 압니다.
그 때마다 지금 이렇게 고백한 하나님과 여러분께 빚진 마음으로 또 잘 이겨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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