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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그대 떠난 빈들에 서서 - 2007년 12월 16일 시민편지 조회수 : 1514
  작성자 : 홈지기 작성일 : 2007-12-15
그저“예 예”만 잘하면 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구덩이를 파라 하면 그저 팠고 덮으라 하면 예 하고 그저 덮는 시키는 일 만 아무 탈 없이 하면 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그냥 내 일만 잘하면 별 탈도 없었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사람으로 살았습니다. 단순하게 무식하게 시키면 한다 였습니다. 이 시절에 나온 유머 중에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퀴즈!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정답은 부교역자 시키면 된다. 시간이 좀 흐르고 나니 알아서 잘해야 되는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알아서 하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었습니다. 적잖이 눈치도 살필 줄 알아야하고 분위기 파악도 해야 하고 실력도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알아서 하더라도 일정수준 이상을 넘지 않으면 그 일은 잘 못한 일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얼떨결에 행정 목사라는 직함을 받은 지 두어 달이 되어서 이제 겨우 뭘 제대로 할 수나 있겠나 싶은데 그 분이 가버리셨습니다. 처음의 심정은 아무도 없는 빈들에 홀로 남겨진 듯한, 길 잃은 어린아이 같은 두려움이 가슴에 가득했습니다. 지금의 저는 어떤 일 들을 결정하고 추진하고 거절하고 하는 일들을 감당해야하는 자리에 앉혀져 있습니다. 막상 낯선 자리에 앉고 보니 눈에 보이는 세상이 무척이나 생경스럽고 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거북합니다. ‘과연 나같은 사람이 잘  할 수 있을까?’‘자칫 호가호위하는 것으로 비치지는 않을까’‘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어느새 잠 못 이루는 밤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지난 주일에 그런 제 마음을 어떻게 아셨는지 장로님들께서 제 손을 잡아주셨고, 협력하여 잘 한 번 해 보자시며 격려해주셨습니다. 교역자 회의 시간에도 “한 사람에게 큰 짐을 떠넘기지 말고 우리가 서로 짐을 나누어지자”. 라고 결의해 주셨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아무도 없는 듯 믿음의 눈을 들면 보이는 분 계시네”제가 아주 좋아하는 복음송의 일부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혼자만의 사역을 원치 아니하십니다. 담임목사님께서 쉼 그리고 회복을 위하여 먼 길을 떠나시는 것도 협력하여 선을 이루기 위함이요 가시면서 목장지도자 분들에게“여러분이 계시기에 믿고 떠날 수 있습니다.”라고 하신 것도 같은 맥락이리라 여겨집니다.

아직은 신임 훈련병같은 수준이라 어리벙벙 합니다. 담임목사님의 빈 자리를 얼마나 메울수 있을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아니 우리 모두가 함께 어깨를 겯고 나아가기에 두렵지 않습니다. 시민성도 여러분 우리 모두가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나감으로 아름다운 결실을 이루어봅시다. 하늘복 많이 받으셔요.

-오종학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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