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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워낭 소리를 보았습니다 [2009.02. 22] 조회수 : 1382
  작성자 : 이종관목사 작성일 : 2009-02-21











이번 주 금요일에 선교원 졸업식을 마치고 교사들을 격려하고 또한 근래 부임한 교역자 직원들과 이임하는 직원들을 환영, 환송하는 모임으로 교역자들이 제안하였던 “워낭소리”를 보러 갔습니다.


워낭은 말과 소의 귀에서 턱밑으로 내려 단 방울이라는 뜻으로 영화가 끝나고 나면 그 워낭의 소리만으로도 눈물이 나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지금도 그 소의 목에 달린 워낭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오는 감동으로 남습니다. 워낭소리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실제 최원균 할아버지와 이삼순 할머니 그리고 늙은 소의 이야기는 다른 꾸며진 영화들보다 더 생생하고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동안 다큐멘터리 영화는 인기가 없어 관객 10만을 넘지 못했었지만 이 ‘워낭소리’는 벌써 100만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저는 영화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우리들의 삶의 현장에서 부딪쳐오는 순수하고 생생한 이야기들을 소박하고 진솔하게 담아냈기에 더 진한 감동을 준 것 같습니다. 특히 다되어 가는 40살의 늙은 소를 향한 팔순 할아버지의 깊은 우정과 사랑은 목사인 저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면서 나 자신을 성찰해 보는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아픈 다리와 특히 한번 오면 멈출 수 없고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은 두통이 몰려오면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머리야!”그토록 시달리면서도 소 울음소리와 워낭소리만 나면 자신의 두통을 잊은 채 고개를 돌려 소를 조용히 지켜보는 그 사랑과 우정의 모습에 저는 특히 가슴이 뭉클하곤 했습니다.


할머니의 신세타령을 곁들인 웃음코드와 젊은 소한테 찔리고 밀리면서도 마지막 남은 힘까지 주인을 위해 자신의 할 일을 우직하게 해나가는 충성심과 황혼을 앞둔 팔순 할아버지와 40살 먹은 늙은 소와의 마지막 이별의 모습은 감동의 눈물을 주었습니다.
할머니는 고장난 라디오를 두드리시는 할아버지를 향해 환하게 웃으시면서 할배도, 소도, 라디오도 이제 다 고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 세월이 지나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인데 그 자체만으로 왜 이렇게 마음이 뭉쿨한지 모르겠습니다.

 

'나도 언젠가 늙고 쓸모없어져 버렸을 때 할머니처럼 환한 미소로 나 자신을 향해 고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벌써 내 자신은 이미 고물이 된 것은 아닌가?' 이번 한 주간은 추기경님의 선종으로 온 나라가 추모의 열기로 숙연하게 보내었습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은 사느라고 분주하고 각박한 도심 속에서 자칫 지치고 메말라가고 얼어붙기 쉬운 요즘에 한번 가족끼리 목장 식구끼리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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