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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목사님 험담 20090726 조회수 : 1446
  작성자 : 이종관목사 작성일 : 2009-07-24



목사님은 흠이 많다.
첫째, 울보다. 설교 때마다 우는 것 같다.

믿음 적은 우리에게 천국의 복음을 제대로 듣지 않는 우리에게

죄를 짓는 성도의 모습이 안타까워 눈물을 너무 흘리는 것 같다.


둘째, 성도의 손을 덥석덥석 잡아주지 못한다.

교회가 성장하려면 성도가 교회를 구원의 장소로 여기도록 성도에게 친밀감을 표시하고

웃음을 보내주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물끄러미 쳐다만 본다.

마치 구원은 성도의 믿음의 양에 달려 있다는 듯이 목사는 성도를

천국으로 가는 방향만 제시할 뿐이라는 듯이 한 발짝 물러서 있다.


셋째, 옷이 너무 초라하다. 글 쓰는 나 자신도 초라하지만 목사님도 막상막하다.

1년만 교회에 다니면 목사님 옷의 종류를 거의 다 알 수 있다.


넷째, 아픈 모습을 보인다. 목사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1천 여명의 불쌍한 성도들을 어찌하라고 아픈지 모르겠다.

그래서 믿음 적은 나 자신도 눈물을 흘리며 시민교회 1천여 성도의 영혼을 불쌍히 여겨

긍휼히 여겨 목사님에게 건강을 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게 한다.

 

다섯째, 너무 비효율적이다.

추우면 목사실의 온풍기를 틀고 더우면 목사실의 에어컨을 가동하면 될 텐데

그늘에 앉아만 있어도 더운 여름날 시장바닥에서 혹은 공사장에서

땀 흘리는 성도들의 모습이 안타까워 얼음이 어는 매섭게 추운 날 새벽부터

일터에 나가는 성도들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려 그 성도들이 땀 흘려 장만해 준

그 비싼 에어컨과 온풍기를 손도 대지 않은 채 방치해 두고 있다.


여섯째, 고마운 줄을 모른다. 교회가 어려울 때 믿음이 적어 도장 찍듯이 교회에 나가던 나 자신에게,

하나님의 일이 무언지 믿음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재산 단돈 2천7백 만 원짜리 집을 통 채로

은행에 담보 잡히게 해놓고도 고마운 줄을 모른다. 손도 한번 잡아주지 않는다.
글쓴이 '= 목사님이 말한 믿음생활 하기에 부적절한 직업을 가진  평신도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온다. 어제 저녁에 목격한 교통사고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시민편지를 매주 쓴다는 것도 재주 없는 나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위의 글은 2002년 3월 8일에 내가 지금도 누구인지 분별하지 못하는 한 성도가 보내준 글이었다.

 

사실 위의 글은 나에 대한 험담이 아니라 오히려 과분한 칭찬과 격려의 글이었다.

이 편지를 받은 후 나는 위의 글처럼 살려고 힘썼다.

오늘 지나간 세월이 헤아려 지는 것은 왜 일까?

마지막까지 흐트러짐이 없이 목사로서의 삶을 잘 살아가야 할 터인데 ---.


생각나지 아니하는 시민편지로 고심하다가 옛 생각을 들추어내어 시민편지를 메꾸어 놓고,

중등부 아이들이 수련회로 모이고 있는 하늘 숲 수양관으로 나가보려고 한다.

 

 

주여! 성령의 단비를 부어 새 생명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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