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민 편지는 최 영기 목사님의 “나 이런 목사올시다”에서 옮겨온 내용입니다. 저 혼자로서는 감히 언급하기 힘든 주제이지만 저 자신이 크게 동감하는 내용이므로 소개합니다.
많은 분들이 목사를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은 잘 모릅니다. 목사를 사랑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목사가 편을 들어야 할 입장에 몰아넣지 않는 것입니다. 목사가 편을 드는 인상을 주면, 반대편의 사람은 마음에 상처를 받게 마련입니다. 이런 상처가 쌓이다 보면 섭섭함으로 변하고, 섭섭함이 쌓이다 보면 미음으로 변합니다. 목사와의 관계라는 것은 이상해서 부부나 친구끼리는 세월이 흐르면서 상대방이 더 좋아지는 수가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목사가 더 좋아지는 법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목사가 미워지지 않으려면 상처가 쌓이는 속도를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목사를 사랑하는 사람은, 목사가 자기편을 들어주기를 바라지도 않고, 이웃들과의 갈등이 생겨도 자신이 참음으로써, 목사가 편을 들어야 할 상황을 사전에 제거해 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마음에 섭섭한 마음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이왕 애기가 나온 김에 목사 좇아내는 법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목사를 좇아내기 원하면 자꾸만 위기 상황을 만들어서, 목사가 개입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드십시오. 그리하여 최대한으로 사람들 마음에 섭섭함을 심어 주십시오. 그리고 기회 있을 때마다 목사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던지십시오. 교인들은 담임목사를 사랑하기 원하기 때문에 정면공격은 비효율적입니다. 그러면 교인들의 마음에 살풋한 불만의 감정이 쌓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러한 불만이 쌓이면 언젠가는 이 불망은 싫증으로 변하고, 이 싫증은 새 담임목사를 모셔 보았으면 하는 욕구로 발전할 것입니다. 그러다가 목사의 어떤 실수나 잘못이 발견될 때에는 이것을 빌미로 목사를 쫓아내면 됩니다. 우리 교회 형편에 맞는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지만 그 원리에 있어서는 공감이 됩니다. 교회를 깨는 데는 많은 사람이 필요 없습니다. 교인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한 두 사람만 마귀가 자기 도구로 만들면 그만입니다. 어떤 분의 마음속에 관계에 대한 의심을 심어 주고, 의심을 사실이라고 믿게 하고, 주의 분들에게 말하게 하면, 주님 사역과 교회가 풍비박산 날 수가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들의 사랑과 도움으로 이곳까지 왔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자꾸만 매일이 더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자신의 연약함과 허물 때문이기도 하지만 책임의 다양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능력은 모자라면서도 제가 판단의 중심에 서야 할 상황이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긍휼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