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20170312 항복하니 행복합니다 | 조회수 : 782 |
작성자 : 윤성찬 | 작성일 : 2017-03-10 |
자카르타로 가기 전, 부산의 한소망교회에서 사역을 했었습니다. 당시 한소망교회는 27년차 되었는데 가정교회로 전환한 지는 2년정도 된 상태였습니다. 25년간 전통교회 방식으로 신앙생활을 하다가 본질적 사역에 집중하도록 요구하는 가정교회로 바뀌면서 신선하고 역동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버겁게 느껴지는 미묘한 갈등 속에서 가정교회는 세워져갔습니다. 그러던 중 담임목사님의 이동으로 후임 목사님이 오셨는데 이분은 가정교회를 전혀 모르시는 분이셨습니다. 교회는 가정교회를 지속하기를 원했고 목사님은 그것에 동의하고 가정교회를 배워가면서 섬기시겠다고 하셨답니다. 그런데 몇일 전 국제가사원 홈페이지에 이분이 휴스턴서울교회 연수를 다녀오시고 보고서를 올리셨습니다. 제목이 흥미로웠습니다. “항복하니 행복합니다” 그동안 전통교회만 섬겨오신 분이 새로운 형태의 목양과 리더십을 접하고, 그것을 이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었다는 것을 “항복”이라는 단어에 함축하신 듯 했습니다.
2015년 부임 후 지난 2년간 가정교회를 몸소 이해하시기 위해서 목회자세미나, 컨퍼런스를 빠짐없이 다니셨고, 목사님이 직접 한 목장의 목자로 섬기시면서도 한주는 목장을 탐방하시고, 한주는 목장을 초대하시면서 열심히 배우고 섬기셨습니다. 하지만 지난 17년간 전통교회만을 섬긴 목회자로서써 가정교회가 분명 매력적이고 좋기는 하지만 뭔가 어색하고 충분히 동의가 되지 않는 교회관으로 인해, 가정교회에 올인하지 못하는 상태셨다고 합니다. 목사님은 이 부분을 “전통교회의 목사인 저에게는 심각한 일이었습니다”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수를 통해서 ‘항복’하게 되신겁니다. 연수 시작 전부터 이어지는 신속하고 세밀하고 친철한 섬김과 수고에 마음의 빗장이 열리기 시작하신겁니다. 또한 연수동안 만난 목자님들의 이야기들, 예를들면 생계보다 영혼구원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목자님, 분가는 없었지만 22년째 충성되게 섬기는 목자님, 영혼구원을 위해 교회 내 동년배와의 친교를 기꺼이 포기한 목자님, 실직 중에 아들의 장난감을 내다 팔면서까지 목장을 섬겼던 목자님, 마트에서 한국인을 보고 전도하려고 30분 동안 졸졸 따라다니다가 결국 말을 붙이지 못했다는 목자님, 일면식도 없는 VIP를 픽업하기 위해 휴가를 낸 목자님, 풍이 와서 침을 흘리면서도 기도의 자리를 지킨 목자님, 사람을 ‘예수님 믿는 사람과 안 믿는 사람’으로만 분류하는 목자님, 유능한 목자가 되기 보다는 유용한 목자가 되고 싶다는 목자님들..
이런 목자님들과의 면담이 지속될수록 오래토록 목사님의 마음을 누르고 있던 무거운 짐이 서서히 벗어지면서 마지막으로 성승현집사님의 가정교회의 태동과 진행과정 그리고 그 정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깊은 이해와 공감이 되셨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목사님의 마음에 걸림이 되었던 문제들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셨습니다. 그때의 감정을 이렇게 고백하셨습니다. “항복하니 행복해졌습니다. 강의를 들은 후로는 ‘항복자’의 평안을 누리게되셨습니다”
이제는 자신이 좀 더 잘 준비된 가정교회 목회자가 되겠다고 결단하시면서 도마처럼 의심하는 자세가 아니라, 풍랑 이는 바다에 뛰어든 베드로의 마음으로 가정교회를 다시 배우겠다고 다짐하셨습니다.
어쩌면 목사님이 가정교회는 “정신”이라는 말씀과, 그동안 우리는 알게 모르게 비본질적 교회의 전통과 교리적 문제 때문에 본질적 사역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깊이 공감하신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가정교회 사역이 결코 쉽지 않지만 이 사역이 가치있는 이유는 이것이 본질적인 사역이고, 우리의 수고에 비해 열매가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고의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이것이 부름받은자의 본질적 삶의 모습이기때문일 겁니다.
‘항복하니 행복해졌다’는 고백이 한편으로는 짠하며서도, ‘주님의 소원에 항복하는 것이 가장 빠른 승리의 비결’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 승리의 길 위에, 홀로 있지 않고 함께 걷고 있는 수많은 시민가족들이 있어서 오늘 주일이 더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
전체댓글 0
이전글 : 20170305 섬김의 자리에서 사명의 자리로 | |
다음글 : 20170319 세겹줄 기도회에 사용할 교재 “이것이 기독교 강요이다”를 소개해 드립니다. | |
이전글 다음글 프린트하기 | 목록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