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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설날추억 - 시민편지 2007년 2월 18일 조회수 : 1341
  작성자 : 홈지기 작성일 : 2007-02-16
설이 오면 여러 해가 한꺼번에 지난 것 같다.
옛날엔 설날을 무척 기다렸는데 ..
떡국을 먹어야 빨리 한살을 먹고 어른이 빨리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은 떡국을 안먹어서라도 나이를 먹고 싶지 않다!
또 그때 설날을 기다린 까닭은 ..

아마 설날이 되면 맛난 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일년을 기다렸던 새 옷 한 벌과 신발과 양말을 설빔으로 받았기 때문이었다.
기억으로는 떡국도 못먹고 지나가기가 다반사였으며 양말 한 켤레가 전부이기도 한 해가 많았다.

그래도 아버지의 손을 잡고 번화가로 나가 극장 구경을 하였던 일이나,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하루가 꼬박 걸려서야 도착할 수 있었던 진주에 계신 할아버지를 뵈오러 갔던 일들이 기억에 남아 있다.

설이 되기전 아침에 출발하지만 진주역에 도착하면 저녁나절이 되고 만다. 큰댁으로 가기 위하여 시골 버스를 기다리면서 먹었던 정거장의 장터국밥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가장 맛난 음식이었다. 시골 길은 자갈길 어두운 밤길을 걸으며 맞잡았던 아버지의 손 ..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려는 순간 마다 공중으로 높이 들어주시던 그 손길,
공중회전을 멈추고 땅에 안착하기를 여러번. 한 시간 이상을 걸으면서 주고 받았던 기억하지 못하는 이야기들 ..

어른들은 설이 되어도 빨리 불 끄고 잠자자고 성화시다.
이 신나는 날에 왜 잠을 자야 하는가? 대어들지도 못하고 불을 꺼버린 깜깜한 단간방에서 두 눈만 껌벅거렸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날마다 잠이 모자랐는데 명절만 되면 잠이 오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그 시절 ..

지금은 갈 데 없는 사람,
올 사람 없어 두 딸이 사위를 대동하고 찾아오는 꿈을 꾸면서,
그냥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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