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에서 전염병 때문에 가장 힘들었던 때는 아마 흑사병이 유럽을 덮친 14-17세기였을 것입니다. 감염되면 피부가 검게 변하고 괴저가 발생하는 이 전염병으로 엄청난 인구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유럽의 교회개혁자들에게도 흑사병으로 인한 고난이 닥쳤습니다. 츠빙글리가 취리히에서 목회자로 사역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흑사병이 창궐했고, 이때 취리히 인구 3분의 1이 죽었습니다. 츠빙글리는 흑사병으로 자녀를 잃었습니다. 자신도 병에 걸려 앓아누웠습니다. 약 두 달 간 극심한 고통을 겪은 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기적적으로 나았습니다. 고통 중에 그는 하나님만 의지하고 신뢰하는 마음을 시로 고백했습니다.

주님, 나를 도우소서

나의 힘, 나의 반석이시여

문밖에서는

죽음이 문 두드리는 소리

나를 위해 못 박히신

당신의 손을 높이 들어서

죽음을 정복하시고

나를 구원하소서

그러나 당신의 음성이

내 생애의 한낮인 지금이라도

내 영혼을 부르신다면

나는 순종하겠나이다

신앙과 소망 안에서

이 땅을 포기하고

천국을 얻고자 하나니

나는 당신의 것이니이다

우리는 죄로 인해 고통과 두려움, 불안이 만연한 세상을 살아가지만, 하나님을 신뢰하면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소유임을 알기에 삶에 대해 안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유를 다 알지 못하지만, 우리 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손에 있고 그분의 계획과 섭리 가운데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28문은 다음과 같이 묻습니다.

문: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섭리로써 여전히 보존하심을 아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유익을 줍니까?”

답: “우리는 어떠한 역경에서도 인내하고, 형통할 때에 감사하며, 또한 장래 일에 대해서도 우리의 신실하신 하나님 아버지를 굳게 신뢰하여 어떠한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확신합니다. 모든 피조물이 완전히 하나님의 손 안에 있으므로 그의 뜻을 거슬러 일어나거나 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것을 우리도 고백하며 살게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롬8:28)을 기억하십시다. 코로나 사태로 불안한 상황에서도 소망을 잃지 맙시다. 우리의 “영원한 반석”(사26:4)이신 주 여호와를 신뢰하십시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기필코, 감사하며 승리하면서 매일을 살아가시는 성도님들 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